[아산신문]아산시의회가 전례 없는 사태를 맞았다. 시의회를 이끄는 두 수장, 의장과 부의장에 대한 동시 불신임안이 상정돼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졌지만, 모두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이로써 정치적 책임은 누구도 지지 않게 되었고, 시민들은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갈등의 문제가 아니다. 의장의 공적 자리 음주 논란, 그리고 그에 대한 대응 과정에서 불거진 책임 회피와 자정능력의 한계는 그 자체로 시의회의 권위를 스스로 실추시키는 일이었다. 이미 윤리특별위원회가 출석정지 30일이라는 중징계를 내린 바 있으며, 이는 사안의 심각성을 입증하는 결정이었다.
그런데도 다시 불신임안을 상정하는 것이 ‘일사부재리’에 어긋난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시민의 상식과 눈높이에서 보자면 중요한 건 형식 논리가 아니라 정치인의 자세다. 공인으로서 품격을 잃었다면, 그에 걸맞은 책임을 지는 것이 기본이다. 의원들은 법 논쟁에 몰두할 게 아니라, 시민들이 왜 이런 사안을 ‘불신임’ 수준으로 여겼는지를 성찰해야 한다.
의장에 이어 부의장까지 동시에 불신임안에 오른 이번 사태는 아산시의회의 리더십 위기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부의장이 ‘시민 여론’을 이유로 의장 불신임안에 서명한 것은, 자칫 정치적 편승으로 비칠 수 있으며, 의회 내 중립성과 신뢰의 균형이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표결 결과, 어느 누구도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았지만, 그것이 ‘문제 없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번 사태는 아산시의회의 정치적 권위, 도덕적 책임, 그리고 자정 기능이 모두 시험대에 오른 사건이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 모든 논란이 시민의 신뢰를 근본부터 흔들었다는 점이다.
아산시의회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보여주기식 반성보다, 제도 개선과 윤리 강화에 나서야 한다. 정파를 초월해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의회가 시민을 위해 존재한다는 민주주의 기본 원칙부터 다시 되새겨야 한다. 더 이상 ‘누구 책임이냐’는 공방이 아니라, ‘어떻게 바로 설 것이냐’는 실천이 필요한 때다.
시민이 준 권한 앞에서 겸허하라. 그것이 진짜 정치인의 자세다.



위로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