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기획] 유학생이 바라본 한국문화⑦ -벨기에 ‘니링크 엘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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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유학생이 바라본 한국문화⑦ -벨기에 ‘니링크 엘랸’

“‘한(恨)’의 정서가 살아있는 한국의 ‘시(詩)’ 중독자가 되었습니다“
기사입력 2018.03.27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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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신문] 아산신문에서는 외국인 유학생들이 우리나라에서의 유학 생활 중 보고 듣고 느끼고 경험한 소소한 이야기를 시민들에게 전달하고자 선문대 한국어교육원(원장 하채수)의 협조를 얻어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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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에 재학중인 벨기에에서 온 대학원생 “니링크 엘랸(Nierinck Eliane)”입니다. 지난 2017년에 선문대 한국어교육원에서 공부했던 시절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 참가해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한국을 가까이 접하면서 제가 느꼈던 한국의 보물을 다른 사람에게도 느끼게 해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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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영변(寧邊)에 약산(藥山)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이 시는 한국의 시인 김소월의 가장 유명한 시 '진달래꽃' 입니다.

저는 아름다운 한국 문화 중 한가지를 꼽으라면 바로 한국의 시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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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슬프거나 외로울 때 어떻게 하시나요? 저는 슬프거나 외로울 때 시나 소설을 읽는데 시나 소설은 이럴 때 나의 마음을 달래줍니다.

저는 원래 시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3년 전에 나는 벨기에 한국문화원에서 처음 한국 시인 윤동주의 ‘서시’를 읽었습니다. 그때는 많이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 시를 너무 좋아하게 되어서 다른 시인의 시도 하나씩 하나씩 읽게 되었죠.

저의 한국어 실력은 여전히 많이 부족하지만 한국 시를 한국에서도 즐겨 읽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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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은 언어를 통해 간단하거나 아주 복잡한 감정을 묘사하는데 그 중에 시는 지친 마음을 어루만져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시를 읽으면 더 이상 고독하지 않고 글자 하나하나가 아름답기 때문에 시는 나의 마음을 매우 풍요롭게 해줍니다.

게다가 한국 시에 자주 나오는 독특한 정서 '한(恨)'은 한국의 보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양의 감정들은 보통 긍정 또는 부정, 이 둘로 나누어지기 때문에 “한”은 외국인이 이해하기에는 어려운 개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한'은 긍정 및 부정의 감정을 모두 포함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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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이란 몹시 원망스럽고 억울하거나 안타깝고 슬퍼 응어리진 마음을 말합니다. 그렇지만 제가 생각하는 한은 슬픔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에 대한 연민을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부모님과 친구에 대한 사랑, 그리고 민족을 향한 연민입니다.

'한'은 한복이나 유적처럼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는 문화유산이 아닙니다. 오히려 판소리처럼 무형의 유산과 같습니다.

그리고 '한'은 한국 사람이라면 모두 알고 느낄 수 있는 정서지만 다른 나라에는 없는 정서기 때문에 ‘한’의 정서야말로 한국의 매우 특별한 보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게임 중독, 휴대폰 중독, 여러 가지 중독에 빠져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저는 한국의 '시' 중독자가 되었습니다.

물론 한국 문화의 다른 다양한 모습도 매우 좋아하지만 한국 시를 읽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한글의 아름다움을 음미할 수 있어서 한국 시를 더 많이 사랑합니다.

앞으로도 한국 시의 아름다움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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