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기획] ‘사법 피로감’ 지친 아산시민, 대법원 판단만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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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사법 피로감’ 지친 아산시민, 대법원 판단만 기다린다

‘시장직상실형’에도 모르쇠 박경귀 아산시장, 대법 판결이 유일한 ‘제어’ 수단
기사입력 2024.09.03 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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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이 8월 말까지 박경귀 아산시장에 대한 최종선고를 확정하지 못하면서, 설혹 박 시장이 형확정으로 시장직을 잃더라도 재선거는 내년 4월에 치르게 됐다. Ⓒ 사진 = 지유석 기자

 

[아산신문] 아산시민의 '사법 피로감'이 빠른 시일 안에 풀릴 수 있을까? 

 

대법원은 박경귀 아산시장의 재상고에 대해 8월까지 결론을 내지 못했다. 대법원이 재판부를 배당하고 법리검토에 들어간 시점이 지난 8월 22일이었으니, 8월 말까지 최종 결론을 내리라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8월 말까지 최종 결론이 나오기를 기대한 이유는 시정공백 우려 때문이다. 만약 대법원이 최종선고를 8월 말 안에 완성했다면, 그리고 박 시장 재상고를 기각했다면 10월 재선거가 가능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8월 시한이 넘어가면서 박 시장이 형확정으로 시장직을 잃더라도 재선거는 내년 4월에 치르게 됐다. 재선거에 국민혈세가 들어간다는 점을 감안해 볼 때, 아쉬움이 없지 않다. 

 

하지만 아쉬움과 무관하게 대법원은 신속히 판단을 확정해야 할 것이다. 박 시장 재판은 2023년 1월 11일 첫 심리 이후 오늘(3일) 기준 1년 8개 월째 이어지는 중이다. 

 

더구나 박 시장은 1·2심에 이어 파기환송심까지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공직선거법 위반이 인정돼 1500만원 벌금형을 선고 받은 상태다. 

 

박 시장은 줄기차게 무죄임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세 차례에 걸친 재판에서 담당 재판부는 일관되게 박 시장의 혐의가 매우 위중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심지어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징역형 부과 가능성마저 시사했다. 

 

그러니 시민들이 볼 때, 박 시장 거취는 불안할 수밖엔 없었다. 따지고 보면 1심 재판부인 대전지법 천안지원이 1500만원 벌금형을 선고한 이후부터 박 시장 입지는 금이 가기 시작했다. 

 

그런데도 박 시장은 태연하게 시장으로서 행보를 이어왔다. 파기환송심 직후 자신의 치적을 홍보하는 기획 보도자료를 배포하더니, 9월 들어선 열린간담회 일정에 들어갔다. 아산시 홍보담당관실이 배포하는 보도자료만 보면 박 시장에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듯하다. 

 

대법원에 조속한 판결을 촉구하는 건, 이 같은 박 시장의 ‘철면피’ 행보 때문이다. 

 

적어도 선출직 공직자로서 이 지경까지 이르렀다면,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통감하고 자중하는 게 도리였다. 하지만 박 시장은 자중과는 거리가 먼 행보로 일관했다. 박 시장은 스스로 무오류의 존재로 군림했고, 아산시 공직자들은 시장 눈밖에나지 않으려 고개를 조아렸다.

 

다른 한편으로 비판 보도를 하는 기자나 시정에 문제를 제기한 시의원을 공개석상에서 실명을 들어 비난하는 등 자질을 의심케 하는 행태를 서슴지 않았다. 

 

그 와중에 외유성 국외출장은 꼬박꼬박 다녀왔다. 그간 잦은 국외출장으로 '아산시장이 무료 해외여행 플랫폼이냐?'는 비아냥 섞인 비판이 들끓었지만, 박 시장은 이 같은 목소리에 오히려 불쾌감을 표시했다. 

 

그러니 이제 박 시장에게 아무리 합리적 근거를 제시하며 잘못을 지적해 봐야 의미 없다. 예수 그리스도께선 돼지에게 진주를 던져주지 말라는 가르침을 내려주시지 않았던가? 

 

임기 3년차 앞둔 박 시장, 다음 임기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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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귀 아산시장은 1-2심에 이어 파기환송심까지 내리 세 차례 1500만원 벌금형을 받았음에도 시의회를 무시하고, 언론 취재를 폄하하는 등 철면피 행보를 이어갔다. Ⓒ 사진 = 지유석 기자

 

더구나 이제는 유·무죄 여부마저 의미를 상실해 가고 있다. 내년이면 모든 선출직 기초·광역의원, 지자체장 등은 임기 3년차를 맞는다. 

 

모든 선출직 공직자는 임기 초반 탄탄하게 성과를 다져야 한다. 그래야 그 힘으로 임기 후반을 버텨낼(?) 수 있어서다. 

 

하지만 박 시장은 취임 후 입지를 다져야 할 '골든타임'을 법원 문턱을 넘나들다 탕진했다. 여기에 더해 ▲ 교육지원경비 일방 삭감 ▲ 잦은 국외출장 논란 ▲ 유성녀 아산문화재단 대표 특혜 채용 의혹 등 갖가지 논란만 일으켰다. 

 

대법원이 재차 파기환송을 선고해 박 시장이 혐의를 벗는다 한들, 다음 임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박 시장이 속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이미 지난 4.10총선을 치르면서 "재보궐 귀책사유 시 공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 장동혁 최고위원은 어제(2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당 대표가 바뀐다거나 국회에서 여·야 의석구조가 바뀌는 등 중대 변화가 있지 않는 한, 현 기조는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파기환송심까지 시장직 상실 위기를 겪은 박 시장이 무죄 판결을 받는다 해도 다음 지방선거에서 공천을 기대할 수 없는 셈이다. 

 

저간의 사정이 이러하니, 아산시민들로선 대법원만 바라볼 수밖에 없다. 시민으로선 박 시장이 남은 임기를 '안정적으로' 보내든, 아니면 하루라도 빨리 새 시장을 맞이하든 어느 쪽이든 사법 피로감이 해소되기를 바란다는 말이다. 

 

그러니 대한민국 최고 법원인 대법원이 그 어떤 정치적 고려 없이, 엄정한 법리검토를 통해 조속히 판결을 확정해야 할 것이다. 

 

주심 대법관을 비롯한 모든 재판부가 39만 아산시민이 '애처로이' 대법원 판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음을 분명이 인식해 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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