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기획] 파기환송 선고 앞둔 박경귀 시장, 법정서 무슨 말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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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파기환송 선고 앞둔 박경귀 시장, 법정서 무슨 말 했나?

상대후보 ‘낙인찍기’·책임회피 급급, 법조인들 “무책임의 극치” 비판
기사입력 2024.07.05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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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귀 아산시장 파기환송심이 4일 기준 5일 앞으로 다가왔다. Ⓒ 사진 = 지유석 기자

 

[아산신문] 박경귀 아산시장 파기환송심이 오늘(5일) 기준 4일 앞으로 다가왔다. 

 

저간의 사정을 되짚어보면, 박 시장은 1·2심에서 잇달아 1500만원 벌금형을 선고 받고 시장직 상실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올해 1월 대법원이 파기환송을 선고하면서 한 숨 돌렸다. 그리고 4월부터 6월 사이 세 차례 심리가 열렸고, 재판부인 대전고법 제3형사부(김병식 부장판사)는 오는 9일 선고를 예고했다. 

 

검찰은 항소기각과 원심 유지를 요청했다. 반면 변호인 측은 기소의 빌미가 된 상대 오세현 후보 원룸 허위매각 의혹 제기가 사실로 믿을 상당한 근거가 있다며 무죄라고 맞서는 중이다. 

 

법리판단은 재판부 고유권한이다. 단, 지난 6월 4일 열렸던 피고인 신문에서 박 시장이 한 진술은 알권리 차원에서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먼저 박 시장은 원룸건물 허위매각 의혹 제기가 풍기역 개발사업 의혹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한 일이란 취지로 진술했다. 박 시장의 말은 이랬다. 

 

"저는 부동산 셀프개발(의혹)이 중점이었다. 풍기역 지구에 부인 명의로 땅을 사놓은 게 있는데 오세현이 시장되면서 그 지역을 개발지역으로 고시를 한다. 그러자 그 땅이 폭등했다. 당시 개발이 이뤄지면 40억 시세차익을 얻었다. 제가 시장되고 조사해보니 더 황당했다. 조사 결과, 지금 추정하면 거의 70억 가까이 시세차익이 발생한 것이다."

 

부동산 업자들은 사실 무근이라며 일축했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업자 A 씨는 어제(4일) 오후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지금 아산시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부동산 경기가 후퇴한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70억 시세차익이란 주장은 말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이미 피고인 신문 4개월 전인 올해 2월 <동양일보>, <디트뉴스24>, <서울신문> 등은 풍기동 개발사업이 사업성 악화로 좌초위기에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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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풍기역지구 도시개발 사업이 좌초위기에 처해 있다는 언론보도는 이미 2월 나왔다. 흥미롭게도 이 기사 작성자는 박경귀 인수위 대변인을 맡았던 서경석 기자다. Ⓒ 동양일보 화면갈무리

 

<동양일보> 서경석 기자는 2월 20일자 기사에서 "아산시 풍기역 지구 도시개발 사업이 수백억원대의 추가 사업비 투입이 불가피 해지면서, 사업성 악화로 인한 좌초위기를 맞고 있다"고 적었다. 

 

흥미로운 건 앞서 인용한 기사를 쓴 서 기자는 박경귀 인수위 대변인으로 활동했고, 이번 아산문화재단 대표이사 선임을 맡은 임원추천위원회 위원으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어진 신문에서 박 시장은 줄곧 오 후보 원룸 허위매각 의혹을 제기한 보도자료·성명서 작성에 자신은 관여하지 않았다는 주장으로 일관했다. 문제가 되는 대목은 보도자료·성명서에 매수인과 오 후보가 같은 윤 씨임을 부각한 점이다. 

 

박 시장은 해당 보도자료·성명서에서 “소유권이 이전된 날 관리신탁이 되었다는 점, 매입한 등기인이 오 후보의 부인과 성이 같은 윤 모씨라는 점 등을 미뤄 봤을 때 시민의 입장에서 허위 매각 의혹을 갖기에 충분하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얼핏 매입자와 오 후보 부인과 연관 있는 것 아니냐는 인상을 주는 문구다. 검찰도 "매입자와 오 후보 부인 간 관계를 중요하게 파악한 것 아니냐? 보도자료 성명서 발표 며칠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윤 씨라는 점이 의구심을 갖기에 중요한 근거인 양 말했다"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별반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고 내 머리 속엔 윤 씨 관련 내용은 없었다. 하지만 성명서를 보니 윤 씨라는 점이 반영돼 있었다"고 답했다. 

 

이어 "윤 씨임을 부각한 게 큰 문제가 없어서 캠프에서 성명을 냈다. 보도자료·성명서 발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선 캠프가 했던 정황과 판단을 기자들에게 해명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보도자료 작성 관여하지 않았다? 책임은 후보의 몫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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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귀 아산시장 파기환송심 관련, 4월부터 6월 사이 세 차례 심리가 열렸고, 재판부인 대전고법 제3형사부(김병식 부장판사)는 오는 9일 선고를 예고했다. Ⓒ 사진 = 지유석 기자

 

법조인들은 이 같은 답변이 무책임하다는 데 한 목소리를 냈다. 법조인 B 씨는 2018년 대법원 판례를 제시했다. 해당 판례엔 이런 내용이 적혀 있었다. 

 

"근거가 박약한 의혹 제기를 광범위하게 허용할 경우, 비록 나중에 그 의혹이 사실무근으로 밝혀지더라도 잠시나마 후보자의 명예가 훼손됨은 물론, 임박한 선거에서 유권자들의 선택을 오도하는 중대한 결과가 야기되고, 이는 오히려 공익에 현저히 반하는 결과가 된다. 그러므로 후보자 비리 등에 관한 의혹 제기는, 비록 그것이 공직적격 여부의 검증을 위한 것이라 하더라도 무제한 허용될 수는 없고, 그러한 의혹이 진실인 것으로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한해 허용되어야 한다."

 

해당 판례엔 또 하나 흥미로운 내용이 적혀 있다. 

 

"의혹사실의 존재를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자는 그러한 사실의 존재를 수긍할 만한 소명자료를 제시할 부담을 지고, 그러한 소명자료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달리 그 의혹사실의 존재를 인정할 증거가 없는 한 허위사실 공표 책임을 져야한다"

 

박 시장, 그리고 앞서 증인신문에 출석했던 박완호 본부장 진술에 따르면 캠프가 허위매각 의혹을 검증한 근거 자료는 등기부등본과 인터넷 검색, 업계 종사자 조언 정도다. 

 

게다가 박 시장이 박 본부장에게 허위매각 의혹 조사를 지시할 때 오 후보 배우자와 매수인간 관련성이 있을 것이란 정보는 전하지 않았다는 진술도 박 본부장 증인신문 과정에서 나왔다. 

 

이를 두고 법조인 C 씨는 "박 시장 진술을 들어보면 무책임하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설혹 자신이 직접 관여하지 않았더라도 캠프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에 대한 궁극의 책임은 후보자가 짊어진다. 법도 후보자에 책임을 지운다"고 지적했다. 

 

피고인신문 당시 나온 박 시장 진술은 억지라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앞서 적었듯 사법적 판단은 재판부 고유권한이다. 하지만 39만 아산시민이 재판부 판단을 주목하고 있다. 이 점 재판부가 엄중히 인식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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