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신문]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로 재판을 받아온 박경귀 아산시장이 1심과 2심에서 연거푸 당선무효형인 1500만원 벌금형을 선고 받고 거취가 불투명해지면서 지역 정치권은 사퇴를 압박하고 나섰다.
아산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 일동이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낸 데 이어 정의당·노동당 충남도당 등 진보정당들은 지난 8월말부터 아산시청 등 시내 일원에 박 시장 사퇴를 촉구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잠시 지난해 6.1지방선거로 시계를 돌려보자. 당시 국민의힘 아산시장 후보였던 박 시장은 선거가 임박했던 5월말 상대인 민주당 오세현 후보에 대해 풍기지구 셀프개발 의혹·원룸 허위매각 의혹 등 부동산 관련 의혹을 집중 부각했다.
박 시장 측은 오 후보 부동산 의혹을 담은 보도자료·성명서를 취재진에게 거의 매일 배포하는 한편 오 후보를 규탄하는 내용을 담은 현수막을 시내 일원에 내걸었다.
이 현수막엔 '오세현 후보 부인땅 수십억 시세차익 안길 풍기지구 셀프개발 의혹 오세현은 사죄하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그런데 글귀 중 '의혹'과 '안길'이란 낱말은 의도적으로 작은 글씨로 처리해 자세히 관찰하지 않으면 볼 수 없게 해놓았다. 그래서 멀리서 보면 '오 후보가 풍기지구 셀프개발로 부인에게 시세차익을 안길 것'이란 부정적 인상을 준다. 꼼수란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 같은 네거티브는 일정 수준 효과를 발휘해 막판 선거판세는 혼전양상으로 치달았고, 박 시장은 1.13%p란 근소한 차이로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1년 여가 지난 지금 박 시장의 네거티브는 사법부를 통해 거짓임이 명백해지는 양상이고, 박 시장은 시장직 상실 위기에 처했다.
'칼로 흥한 자, 칼로 망한다'는 말처럼 현수막으로 재미를 본 박 시장은 시내 곳곳에 내걸린 사퇴촉구 현수막으로 곤란한 지경에 처했다. 묘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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