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기획⓵] 민선 8기 박경귀호 1년, ‘시민’은 어디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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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⓵] 민선 8기 박경귀호 1년, ‘시민’은 어디에 있는가?

시민만 바라보고 뛰었다는 박 시장, 정작 1년간 시민은 ‘실종’
기사입력 2023.07.04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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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귀 아산시장은 지난달 27일 오전 가진 기자회견에서 지난 1년을 “오직 ‘아산 시민’ 과 ‘아산의 미래 발전’만을 바라보고 숨가쁘게 뛴 한 해”라고 밝혔다. Ⓒ 사진 = 지유석 기자

 

[아산신문] 민선 8기 박경귀 호가 출범 1년을 맞았다. 박경귀 시장은 지난달 27일 오전 가진 기자회견에서 지난 1년을 “오직 ‘아산 시민’ 과 ‘아산의 미래 발전’만을 바라보고 숨가쁘게 뛴 한 해”라고 밝혔다. 


지난해 7월 1일 취임식에서도 박 시장은 “시민이 시정을 함께 할 때 투명성과 형평성은 높아질 것”이라며 시민의 역할을 강조했다. 하지만 여기서 근본적인 문제가 남는다. 그가 바라보고 뛰었다는 ‘시민’은 과연 누구인가, 하는 의문이다. 

 

박 시장은 아산시민연대·아산시민사회단체협의회 등 기존에 활동하던 시민단체들에 대해 ‘일부 편향된 시민단체’, ‘민주당 2중대’ 등으로 낙인찍으며 적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박 시장의 이런 인식은 교육자유 특구 추진을 지시하면서, 그리고 교육지원 경비 일방 삭감 사태를 거치며 더욱 노골화했다. 

 

지난 5월, 아산시의회가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올해 첫 추가경정예산안 심의를 거부한 일이 있었다. 민주당은 박 시장이 일방 삭감한 교육지원 경비를 되돌리라며 심의 거부에 나선 것이다. 

 

이러자 박 시장은 기자회견을 자청해 “민주당 2중대에 불과한 편향된 정치단체들과 함께 교육사업을 빌미로 시정 비판에 혈안이 돼 있다”며 민주당과 시민단체를 싸잡아 비판했다. 

 

전국적으로 시민단체는 진보 성향이 강하다. 반면 박 시장은 보수 여당인 국민의힘 출신이다. 따라서 시민단체와 박 시장간 갈등은 일정 수준 예측가능했고, 국민의힘 소속 지자체장이 재임 중인 다른 지차제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어떤 사안을 두고 논란이 첨예한 시점에서 보수정당 지자체장이 시민단체를 노골적으로 ‘2중대’ 식으로 매도하는 사례는 아산시가 거의 유일하다. 

 

한편 탕정 테크노일반산단 지정 적법성을 두고 충남도와 수년째 법정 공방 중인 갈산리 일대 토지주들은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나온 박 시장 발언을 두고 격분하고 있다. 당시 박 시장은 전임 양승조 충남지사·오세현 아산시장을 언급하며 “제가 개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에 대해 토지주대책위 임장빈 위원장은 “선거전에는 사업이 불합리하다, 위법하다 인정해 놓고 자신이 당선되면 이 사업을 취소시키겠다 공언했는데 당선되고 나더니 만나주지도 않는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박 시장은 야인시절 유투브 채널을 운영하며 자신을 알려나갔다. 특히 탕정 테크노일반산단 등 논란이 첨예한 현장을 쫓아다니며 전임 시장의 실정을 집중 부각했다. 

 

여기에 갈산리 토지주들은 박 시장의 약속을 믿고 6.1지방선거 당시 몰표에 가까운 지지를 보냈다. 저간의 사정을 감안해 보면,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나온 박 시장 발언은 갈산리 토지주에게 배신감을 안겨 줄 여지가 없지 않다. 

 

이순신 축제와 군악의장이 무슨 상관관계? 

 

박 시장이 민선 8기 임기를 시작하면서 야심차게 내세운 ‘고품격 문화관광도시 조성’ 공약도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는 양상이다. 

 

박 시장이 국제비엔날레로 격상하겠다고 공언한 ‘아트밸리 100인 100색전’은 행사를 진행하면서 작가들에게 지급할 창작대가(아티스트피)를 한 푼도 지급하지 않은 사실이 아산시의회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드러났다. 

 

지난 4월 개최한 성웅 이순신 축제의 경우도 박 시장은 “지난 61년과는 완전히 다른 오로지 성웅 이순신만을 위한, ‘영원한 이순신 도시’다운 축제로 재탄생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시민이나 예술인들의 시각은 다르다. 이들은 축제가 지나치게 군악의장 페스티벌에 치우쳤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실제 아산시는 올해 이순신 축제에 총 15억을 들였는데, 군악의장 페스티벌에만 6억 2천 여만원이 쓰였다. 전체 예산 중 40%를 차지하는 규모다. 6억 2천 만원 중 4억 5천은 주공연장 무대 설치·운영, 진행 프로그램 총괄 등에 들어갔다. 그리고 나머지 1억 6천 여 만원은 행사운영비로 들어갔다. 

 

무대기획 전문업체 대표 A 씨는 오늘(4일) 오후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이순신 종합운동장 규모로 볼 때, 무대설치에 4억 가량 예산이 들어가는 게 보통”이라고 알렸다. 결국 군악의장 페스티벌이라는 1회성 이벤트에 대부분의 예산을 할애한 셈이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시민 B 씨는 “국군의 날도 아닌데, 이순신 장군을 기리는 축제에서 군악의장 페스티벌이 주가 되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지역예술가 C 씨도 “진해 군항제에서나 볼 수 있는 군악의장 페스티벌을 아산에서 볼 수 있다는 데 의미부여를 할 수는 있겠다. 하지만, 군악의장 페스티벌에만 너무 쏠렸다”는 견해를 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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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박경귀 아산시장은 1심 선고공판마저 미루고 일본 출장을 떠났다. 이때 박 시장은 일본 긴잔카이 투자조합과 4천만 달러 투자협약을 맺었다고 홍보했지만, 법적 구속력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 Ⓒ 사진 = 아산시청 제공

 

두 달에 한 번 꼴 국외출장 '시시비비'

 

잦은 외유성 출장은 또 다른 논란거리다. 7월 기준 박 시장은 5차례 국외출장을 다녀왔다. 2개월 마다 한 번 꼴로 대부분 외자유치·미술관·정원 견학과 벤치마킹 등이 명분이었다. 하지만 국외출장 이후 아산시에 의미 있는 변화가 생겼거나 생기고 있다는 징후는 찾아보기 어렵다. 

 

오히려 지난해 10월 영국 버지스힐 현지에서 맺은 에드워드사와의 투자협약은 법적 구속력이 없는 것으로 취재결과 드러났다. 지난 5월 일본 긴잔카이 투자조합과 맺은 4천만 달러 투자유치 양해각서 역시 법적 구속력이 없는 것으로 아산시 투자유치과를 통해 확인했다. 

 

사실상 외유성 출장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그런데 허위사실 유포로 기소돼 재판을 받던 박 시장은 이런 외유성 출장을 위해 선고공판까지 미뤘다. 

 

시민사회의 시선은 곱지 않다. 아산시민연대는 지난달 30일자 논평을 통해 “영국 에드워드사 방문 투자협약은 이미 2021년 6월에 화상으로 진행된 건임이 드러났고 대만 엑스포 방문 등 대부분은 굳이 필요하지 않은 출장이었으며 2번은 김태흠 도지사와 동선이 겹쳤다. 1년 중 1달 이상을 외유성 해외출장으로 시정을 비웠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더 나아가 박 시장 임기 1년을 “공보다 과가 훨씬 많고 ‘허위와 편향’에 사로잡혀 시민을 편가르고 시정을 왜곡시킨 기간으로 기억한다”고 혹평했다. 

 

이 지점에서 처음의 문제의식으로 돌아가려 한다. 박 시장이 바라보는 시민은 누구인가? 

 

취임 1년을 맞은 박 시장 스스로 고민하고 반드시 답을 찾아야 할 의문이다. 이 답을 찾지 못한다면, 앞으로 남은 3년 임기 역시 험난하기 그지없을 것임을 박 시장은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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