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신문] 옥외광고물법 개정에 따라 정당 현수막이 무분별하게 난립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국민의힘 아산갑당원협의회가 아산고등학교 담벼락에 학생인권조례 폐지를 촉구하는 현수막을 내걸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국민의힘 아산갑당원협은 3월 26일자로 아산고 담벼락에 ‘학생들 미래를 불행하게 만드는 학생인권조례 폐지되어야 합니다’는 글귀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었다.
학생인권조례 폐지는 진영 간 입장차가 첨예한 의제다. 충남의 경우 지난달 13일 충남도의회가 충남인권조례·충남학생인권조례 폐지 조례안 청구인명부를 발표하면서 갈등이 고조되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 시민단체 연합체인 위기충남공동행동은 지난달 27일 “3월 13일부터 22일까지 충남인권기본조례와 충남학생인권조례 폐지 청구의 청구인명부를 열람했다. 이 결과 두 청구는 청구 사유도, 명부도 문제투성이”라면서 충남도의회에 해당 청구 각하를 압박했다.
노동당·녹색당·정의당·진보당 등 4개 진보정당 충남도당은 온양5, 온양6동 소재 4개 고등학교 앞에 인권조례 폐지 반대 내용을 담은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다.
이러자 이번엔 충남기독교연합회 등 보수 단체가 “학생들을 자극하는 행위”라며 현수막 철거를 촉구하는 입장을 내면서 갈등은 정점으로 치닫기 시작했다. (관련기사 : http://www.assinmun.kr/news/view.php?no=11070 )
이런 와중에 보수 여당인 국민의힘 아산갑당원협이 버젓이 아산고 담벼락에 학생인권조례 폐지를 찬성하는 현수막을 내건 것이다.
이 현수막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꼼수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옥외광고물법 시행령 제35조 2항에 따르면 현수막엔 ⓵ 정당 명칭 ⓶ 정당 연락처 ⓷ 설치업체 연락처 ⓸ 표시기간 등을 명시하도록 규정해 놓았다.
그런데 국민의힘 아산갑당원협이 아산고 담벼락에 내건 현수막엔 위와 같은 내용이 우측 하단에 작게 표시돼 있어, 가까이 다가가 자세히 관찰하지 않는 이상 식별하기 어렵다.
아산시 공동주택과는 오늘(4일) 오전 기자와 만나 “각 정당이 내건 현수막을 철거해 달라는 민원이 매일 1~2건 씩 꾸준히 들어온다. 시민들은 정당만 현수막을 내걸 수 있게 한 법규정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비판한다. 또 선거철도 아닌데 정치구호가 난무해 피로감을 호소하는 시민들도 있다”고 털어 놓았다.
이에 대해 아산갑당원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이명수 의원실(아산 갑) 측은 이날 기자에게 “즉각 조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민감한 현안을 지지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버젓이 학교 담벼락에 내걸어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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