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신문] 새해 첫날 아침 대형화재가 났다. 진원지는 아산시 탕정면 귀뚜라미 보일러 공장.
오전 7시 48분 경 화재신고가 접수된 이번 화재로 천안-아산 일대 하늘은 검은 연기로 뒤덮였다. 검은 연기가 얼마나 자욱했는지 새해 첫날 떠오른 해 마저 가릴 정도였다.
소방당국은 소방대원 경찰관 의용소방대원 등 400여 명의 인원과 소방차 58대 헬기 4대 등 그야말로 모든 인력과 자원을 투입해 불길을 잡았다.
하지만 4만 9,300만㎡ 규모 공장 2개 동이 모두 불탔고 85억에 이르는 재산피해가 났다. 인명피해가 없었다는 게 천만다행이다.
귀뚜라미 보일러 아산 공장 일대는 아파트 단지로 둘러 싸여 있다. 천안시청 등 인근 천안 중심부와도 지근거리다.
이런 곳에서 대형화재가, 그것도 새해 첫 날 벌어졌으니 천안-아산 주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화재발생 당일 이곳 공장 화재 관련해서 소방당국에 접수된 화재신고가 700여 건에 달했다고 한다. 지역 주민들이 얼마나 놀랐을지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화재가 난 귀뚜라미 보일러 아산 공장은 지난해 2월에도 지역사회를 불안에 떨게 했었다. 당시 이곳 공장에서 공장 직원 130여 명이 코로나19 무더기 확진 판정을 받아 지역사회에 비상이 걸렸다.
아산시는 방역수칙 위반을 집단확진 원인으로 보았다. “작업장 내 설치된 CCTV를 확인한 결과, 작업 중 일부 근로자의 마스크 착용이 미흡했고, 구내식당도 칸막이는 설치되어 있었으나 50인에서 100인까지 마주 보고 식사하는 형태였다. 또, 근무자 전원이 공동 식사하고, 탈의실과 목욕장 등도 공동 사용하고 있어 집단 감염의 규모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는 게 당시 아산시청의 설명이었다.
코로나19 집단 확진 이후 불과 1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이번엔 대형화재가 발생했다. 귀뚜라미 아산 공장 입구엔 "살펴봐요 숨은 불씨, 다시 봐요 꺼진 불씨"란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이번 화재는 현수막의 존재마저 무색케 했다.
아산시는 일단 화재피해를 입은 기업과 직원에 지원을 약속했다. 오세현 아산시장은 3일 오전 긴급대책회의를 소집해 “고용유지지원금, 고용안정제도 등을 활용, 협력업체를 포함한 노동자들의 생계 안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피해 지원과 별개로 화재원인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마침 3일 오전 소방당국이 현장 감식에 나섰다.
보다 면밀한 조사를 통해 화재원인을 명확히 규명하고 책임소재를 밝혀 주기를 당부한다. 지역사회가 또 다시 불안에 처해선 안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