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칼럼] 갑질과 오기연저(吳起?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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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갑질과 오기연저(吳起?疽)

기사입력 2017.12.28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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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남박사.png김규남 박사 / 시인, 시조시인
요즘, 언론에는 과거 신분사회에서나 있음직한 일들이 빈번하게 회자된다.

힘을 쥔 자의 횡포! 이익관계에서는 ‘갑’이 선의로 하는 한마디에도 ‘을’의 입장에서는 곡해할 수 있고 위축되는데 일부이기는 하나 말 아닌 말을 하고 그 힘을 갖지 말아야 될 자들이 힘을 행세하는 끊이지 않는 ‘갑질’ 행태를 보면, 가만히 있어도 몸에 땀이 흐르는데 더 덥게 만든다.

갑질이란? 갑을관계에서의 ‘갑’에 어떤 행동을 뜻하는 접미사인 ‘질’을 붙여 만든 말로, 힘이나 권력의 우위에 있는 갑이 권리관계에서 약자인 을에게 하는 부당 행위를 통칭하는 개념이다. 이러한 갑질이 요즘 들어 부쩍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것은 자신의 권리를 찾고자 하는 사회적인 현상이겠지만 어쩌면 그만큼 우리 사회가 힘들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볼 수도 있다.

이번 언론에 보도된 모 정치인과 기업인의 비열한 갑질 행태를 보면서 잊고 있었던 기억이 되살아난다. 당시 대학 설립자 아들의 도에 넘는 갑질은 목구멍을 포도청으로 여기는 다수의 힘없는 교직원들은 그러한 행위에 대해 못 본 척, 못 들은척하며 존경심을 가지고 감당해야 하는 수치로 여겼다.

하지만 일부 교수들은 비인격적인 처사에 대응하다가 결국에는 대학을 떠나야 하는 처지가 되었고 그들을 보며 남은 자들은 할 말하고 떠나니 속 시원하겠다와 그래도 참았어야 지 등 두 부류로 나뉘어 졌었다.

오늘의 이러한 갑질 논란을 접하며 중국 춘추전국 시대 노나라 오기 장군(BC 445∼BC 396, 오자병법 저술)과 관련한 유명한 이야기는 시대를 초월하여 많은 교훈을 주고 있다.

오기는 노나라에서 실각한 후 위나라의 장군이 되어 중산을 공격했는데 이때 한 병사가 종기로 고생하는 것을 보고 입으로 직접 빨아주자 그 병사의 모친은 그 소식을 듣고 대성통곡을 했다고 한다.

이상하게 여긴 동네 사람들이 그 이유를 묻자 지난날 남편이 오기 장군과 같이 출정한 적이 있었고 남편이 종기가 났을 때 오기 장군이 빨아 치료해 주자 이에 남편은 목숨을 걸고 싸우다가 죽고 말았는데 이제 아들까지 오기 장군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울 것이라고 대답했다.

마침내 오기 장군은 군사를 지휘하여 진나라의 5개 성읍을 취했다. 이후 오기 장군이 서하를 지킬 때는 아무도 침범할 엄두를 내지 못했으며 이 일화에서 오기연저(吳起?疽)가 나왔다. 이러한 오기연저는 사기에 나오는 이야기로 직역하면, 오기(장수)가 종기(병사의 고통)를 빤다는 의미이다.

권력을 가졌으되, 인간적이며 인격적으로 활용을 했을 때 에는 시너지를 창출한다. 하지만 일부 인격적으로 갖춰져 있지 않은 ‘갑’이 ‘을’을 상대로 폭력 행사에 대하여 사회적으로 제도적으로 방지장치가 가동되어야 할 것이다.

표를 얻고자 할 때의 겸손을 항상 기억하고 자수성가한 후에는 과거 어려웠던 시절을 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특히, 피와 땀으로 일으켜 세운 부모의 업(業)을 단순히 자식이라는 이유만으로 부와 권력의 반열에 무임승차하여 삿대질과 언어폭력을 당연시하는 그들은 이 사회에서 영원히 격리시키는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하다.

우리가 이러한 갑질에 분노하는 것은 어쩌면 과거의 아픈 기억을 잊고 싶음일 것이며 각박한 삶의 여정에서 진정 일 할 맛 나는 직장과 살맛나는 사회에서 살고 싶은 소망이기도 할 것이다.

오늘, 권력에 인격이 없으면 폭력이 된다는 경구와 함께 어느 날 한줄기 비에 피어나던 ‘능소화’가 찌는 듯 복더위에 속절없이 지는 것을 보며 ‘화무십일홍’을 반추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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