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신문] 박경귀 아산시장은 자주 공직자로서 ‘기본’이 결여돼 있다는 지적을 많이 받아왔다. 어제(22일)도 이 같은 지적을 받을 만 하다.
오늘 아산시 공식일정을 살펴보자. 오전 10시 아산시의회 제241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가 열릴 예정이었다. 이 자리에 박 시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박 시장은 앞서 오전 7시 50분 행사, 그리고 오전 9시 행사엔 참석한 것으로 확인했다. 9시 행사는 노동자종합복지관에서 열리는 노인일자리 참여자 교육이었다. 강사는 다름 아닌 박 시장이었다.
그러나 박 시장은 오전 10시 본회의는 개인 사유를 들어 참석하지 않았다. 최근 박 시장이 교육경비를 일방 삭감하면서 아산시의회와의 관계는 싸늘하게 식은 상태다. 시의원 전원은 여야 가릴 것 없이 삭감 예산 원상복구를 요구하며 22일 기준 15일간 철야 농성을 했다.
더구나 본회의엔 박 시장 본인이 발의한 의안이 상정·가결 예정이었다. 이런 자리에 박 시장은 개인 사유를 들어 참석하지 않은 것이다.
마침 오후 1시 30분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에선 박 시장에 대한 3차 심리가 열릴 예정이었다. 이날 심리엔 6.1지방선거 맞상대였던 오세현 전 시장이 증인 출석하기로 일찌감치 예고된 상태였다.
저간의 사정은 박 시장이 재판준비 때문에 본회의에 빠졌음을 강력히 시사한다.
경로장애인과 주관 행사, 강연은 시장이?
박 시장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는 처지다.
이날 증인신문은 두 시간 넘게 이어졌는데, 박 시장 측 변호인은 사건 핵심쟁점과는 무관한 질문을 남발하다가 재판장이 직접 수차례 제지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그때마다 박 시장의 얼굴은 일그러졌다 펴졌다를 반복했다.
이런 소모적인 일에 대비하느라 인구 37만 도시의 수장인 시장이 오전에 연가를 냈다? 일반 직장인이라면 상상도 못할 일이다.
자신이 선거과정에서 잘못이 있어 재판을 받는 처지라면 유·무죄 여부와 무관하게 시정에 매달리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중요한 심리가 있다면 일과 외 시간을 내어서 준비할 일이다. 이게 선출직 공직자로서 ‘기본’이다.
하지만 박 시장은 교육경비를 자의로 삭감하면서 반발을 샀다. 같은 당인 국민의힘 소속의원이 절대 우위인 충남도의회 교육위원회까지 나서 “의회 민주주의를 파괴한 몰상식한 행위”라고 비판할 지경이었다.
그래도 오전에 연가를 내서 시간이 충분했을까? 박 시장은 법원엔 재판 시작 훨씬 전에 도착해 있었다.
기자가 마침 법원에 도착하자 박 시장은 법정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중이었다. 그래서 얼른 다가가 질문을 던졌지만, 박 시장은 아무런 답변 없이 법정으로 향했다.
이후 도착한 취재진 어느 누구도 법정으로 향하는 박 시장의 ‘그림’을 담을 수 없었다. 취재진을 피하기 위해 법정 출두를 서둘렀으리란 의심을 살만한 대목이다.
급기야 박 시장의 행태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홍성표 의원(나 선거구)은 “왜 아산시장이 아산시의회 대의기구 본회의 있는 날까지 경로장애인과에서 담당하는 노인일자리 참여자교육을 아산시장이, 그것도 37만 아산시민 대의기구인 아산시의회 본회의가 있는 날까지 해야 하고?”라고 따져 묻기까지 했다.
철야농성이 이어지는 동안, 여당인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애타는 마음으로 박 시장의 태도변화를 바랐다.
어제(22일) 오전 본회의 후 시의회는 박 시장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는데, 이 자리에 몇몇 여당 의원들은 불편함을 표시했다. 이 같은 불편함에도 여당의원들은 야당인 민주당 의원과 곁을 같이 했다.
부디 여당 의원들의 복잡하기 이를 데 없는 마음을 박 시장은 잘 헤아려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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