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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신중한 선택

기사입력 2018.06.11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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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동 교수.png▲ 조환동 / 전 극동대 교수, 자유기고가
[아산신문] 사람을 잘 고르는 일은 예나 지금이나 중요하다.

중국 당나라 때에는 공무원 선발 시험에서 인물평가의 기준으로 '身言書判(신언서판)' 이란 것이 있었다. 용모와 언변, 필적 그리고 사물의 이치를 깨달아 아는 판단력 등을 채용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았다.

이 네 가지를 갖춘 사람을 먼저 뽑은 후, 여기에 덕행과 재능 그리고 공로의 실적까지 감안하여 선발했다.

조선시대에는 왕자의 혼인을 치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수많은 처녀들의 혼인후보자들을 모아놓고 왕과 왕족 그리고 궁인들이 나서 대상자들을 살펴보고 신중히 따져 적격자를 찾아냈다.

선발은 초간택과 재간택 그리고 삼간택 등 3회에 걸쳐 이루어졌는데, 초간택의 후보자는 대체로 30명 안팎이었다고 한다.

여기에서 5명∼7명을 선발하고, 재간택에서는 3명을, 그리고 마지막 삼간택에서 최종적으로 1명을 결정했다. 사람의 됨됨이와 용모 그리고 장차 국모로서의 덕과 복 그리고 어진 인상등을 중점적으로 따진 것이다.

노벨상은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데, 이는 엄격한 심사를 통한 수상자 선정 과정에서 비롯된다. 노벨상 수여 기관들은 한 부문당 약 1,000명씩 총 6,000여 명에게 후보자 추천을 의뢰하는 요청장을 보낸다고 한다.

후보자들은 부문별로 100명에서 250명 가량 된다고 하는데, 각 위원회는 수천 명의 전문가들을 동원해 후보자들의 연구성과를 따지며, 더 필요한 경우에는 외부 전문가들에게 검토를 시킨다고 한다.

6월 13일은 전국에서 4년마다 치뤄지는 지방선거 투표일이다. 수 많은 지방자치단체장과 유급 지방의원 그리고 교육감들을 뽑는 선거이다. 유권자들은 무슨 기준으로 어떤 후보자를 자신의 대변자나 대리자로 선택을 할 것인가?

먼저 선거 출마자들이 과거에 무엇을 했던 사람인지 살펴 볼 일이다. 후보들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평판이 어떠한지, 애국심과 국가관이 바로 선 사람인지 알아 볼 일이다. 특히 출마자들이 남성인 경우에는 병역의무를 제대로 이행했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

그들이 직무를 수행할 만한 실력을 갖춘 사람인지 가늠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 거짓말을 했던 사람인지, 효도를 하고 있는지, 정상적인 가정을 유지하고 있는지, 몸과 마음이 건강한지, 청렴한 사람인지, 당리당략이나 사리사욕을 추구하는 사람인지 탐문해 봐야 한다.

또 법을 어기면서 요란하게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지, 무상복지 공약을 남발해서 국민의 세금을 축 낼 사람은 아닌지 잘 들여다 봐야 한다. 공약하고 있는 많은 내용이 타당한지도 따져 봐야 함은 물론이다.

그러나 이렇게 자세히 검토한 결과, 출마한 후보자들이 모두 함량이 크게 부족할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그래서 누구를 선택할 수가 없을때. 이럴 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 투표 기권을 할 것인가? 무효표를 만들 것인가? 그냥 아무나 한 사람을 찍을 것인가? 곤란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경우를 감안해서 다음과 같은 투표 방식을 제안한다.

즉, 투표용지에 ‘지지후보 없음’ 기표란을 만드는 것이다. ‘지지후보 없음’ 란에 기표한 유권자들이 가장 많았을 떼에는, 당선를 내지 않거나 재선거를 실시하는 것이다.

재선거를 할 때에는, 앞서 출마했던 후보들은 출마를 금지시키고, 새로운 후보들로 등록을 받아 선거를 치르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각 정당들이 후보자들을 신중하게 내 세울 것이고, 또 흠있는 사람들은 선거 출마를 자제하게 될 것이다.

아울러 유권자들의 투표율도 아주 높게 올라가서 민의가 정확하게 반영될 것이다. 이번 선거부터 이런 방식을 적용할 수 없겠지만, 부디 다음 선거부터는 모든 투표에서 투표용지에 ‘지지후보 없음’ 기표란을 만드는 방식으로 개선하기 바란다.

이런 비슷한 방식은 미국 네바다주 등 일부에서 시행하고 있고, 캘리포니아 녹색당이 당내 경선에서 시행했었다고 한다. 또, 벨기에와 스페인 그리고 우크라이나도 이런 방식을 도입했다고 한다.

훌륭한 인재들이 인류를 행복하게 만드는 법이다. 人事(인사)가 萬事(만사)라는 말도 있다. 그래서 선택이 중요하다. 감이 안되는 사람을 자리에 올려 놓으면 국민이 고통스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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