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기획] 유학생이 바라본 한국문화㉑ - 조지아 ‘안티즈 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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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유학생이 바라본 한국문화㉑ - 조지아 ‘안티즈 나나’

“힘들었던 것도 즐겁고 행복했던 것도 결국은 다 매 순간 아름답고 잊히지 않는 황금 같은 추억들이다”
기사입력 2018.07.02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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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신문] 아산신문에서는 외국인 유학생들이 한국에서의 유학 생활 중 보고 듣고 느끼고 경험한 소소한 이야기를 시민들에게 전달하고자 선문대 한국어교육원(원장 하채수)의 협조를 얻어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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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름도 생소한 한국에서 멀리 떨어진 나라, 동유럽 남캅카스(코카서스 , Caucasus)에 위치한 ‘조지아’에서 온 ‘나나’라고 한다.

2017년에 한국정부장학생으로 선발되어 지금 선문대학교에서 한국어 과정을 밟고 있다. 몇 년 전에 처음으로 한국에 왔을 때 눅눅한 날씨로 시작했던 추억들이 아직도 새록새록 나곤 한다.

그 당시 두 달 동안 머물면서 멋진 친구들을 사귀었을 뿐만 아니라 잊을 수 없는 추억도 만들었다.

9개월 만에 한국에 다시 돌아왔을 때 심장이 빠르게 뛰는 것 같았다. ‘나의 미래 대학 생활이 어떻게 될까? 내가 한국어를 잘할 수 있을까?’ 계속해서 스스로에게 물었다. 공항 창밖을 내다보면서 새로운 꿈이 활짝 피기 시작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로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약속을 나 스스로에게 했다.

처음으로 한국어를 배우면서 많이 서툴러서 의사소통도 잘 안 되었기에 매우 어려웠다. 특히 남들에게 나의 말실수를 보여주는 것이 창피하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어학원 선생님께서는 이를 아시고, ‘실수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매일 연습하면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애정 어린 말씀을 해 주셨다.  그렇게 하면서 한국어에 대한 열정과 관심이 많이 생겨서 한국어의 아름다운 리듬감에 반하게 되었다.

게다가 다른 나라에서 온 친구들이랑 같이 공부하면서 한국 문화는 물론 다른 나라의 다양한 문화도 배울 수 있어서 날이 갈수록 수업이 재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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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문대에 다니면서 특별한 경험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이 몇 가지가 있다.

예를 들면, 문화 수업을 통해서 처음으로 한복을 입어보고, 선생님께서 절하는 방법을 자세히 설명해 주셨다. 그날 우리는 한국의 전통 게임인 윷놀이를 하면서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 다음에 선생님들과 유학생들 모두 같이 용인에 있는 한국 민속촌에 갔을 때이다. 여전히 서먹한 친구들과 한국의 전통 가옥을 구경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나서, 한국의 옛날 모습을 직접 구경한 것이야말로 정말 특별하고 기억에 남는 경험이었다.

또한 매 학기 한국 문화를 잘 이해하기 위해 우리 반 친구들이 선생님과 함께 맛있는 한국 요리 수업을 진행했다. 모든 재료를 같이 준비하고 음식을 장만한 것은 우리의 우정을 더 끈끈하게 만들었다. 그 수업 시간에 우리는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한국 속담의 의미를 분명히 깨달았다.

그때 우리는 한국 사람들처럼 우리도 같이 공부하고, 같이 식사를 하고, 같이 힘든 일을 이겨내고, 같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서로 느꼈다.

그리고 우리는 한국의 문화적인 지식을 향상시키기 위해 선문대에서 주최하는 수많은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그 중의 하나는 작년 11월에 있었던 김장봉사였다. 대한적십자사의 도움으로 우리는 김치 담그기 과정을 경험했는데 고향에 있는 가족과 같이 부지런히 일하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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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국에 온 이후로 이상하게도 처음부터 ‘알제리’에서 온 유학생 덕분에 태권도에 대해 관심이 많아졌다.

그녀는 태권도 선수라서 나에게 우리 대학에 있는 태권도 수업을 소개해 주었다. 운동을 잘 못했지만 태권도를 연습하면서 내 몸을 잘 관리해야 할 뿐만 아니라 소중히 해야 한다는 것도 알았고,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면서 좋은 시간을 가졌다.

물론 우리 모두 하얀 띠로 시작했고 선배님들처럼 검정 띠를 따고 싶었다. 아! 그런데 모든 꿈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우리들 중 몇 명은 빨리 포기했고 나머지는 지속적인 근육 경련에 시달렸다. 하지만 나중에는 익숙해졌다.

태권도 동아리에 다니는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선배님과 함께 국기원에 갔을 때다. 먼저 우리는 서울에 있는 올림픽 공원에 갔고, 저녁을 먹고 나서 국기원에서 태권도 시범을 관람했다. 나는 사람들이 이렇게 날면서 싸우는 공연을 본 적이 없었다.
 
또 지난 겨울에는 선문대 덕분에 롯데월드에 가서 반 친구들이랑 즐거운 추억을 만들 기회가 생겼다.

그날 우리가 얼마나 즐겁게 지냈는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고 얼마나 많은 추억을 만들었는지 모른다. 그래서 갑자기 그날의 기억들이 떠오르면 마음이 부드러워지면서 따뜻해져 이를 쉽게 잊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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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에 최고의 경험은 단연 평창패럴림픽에 갔던 것이다. 올림픽 게임은 한국에서 가장 큰 행사였고 나는 그곳에 가는 기회를 얻어서 매우 행복했다. 그 스포츠가 어떤 드라마와 영화보다 스토리가 있고 여간 감동스럽지 않아서 우리 모두에게 감명과 영감을 주었다.

이렇게 한국에서 유학 생활 동안 경험한 일들을 다시 생각해 보면 힘들었던 것도, 즐겁고 행복했던 것도 결국은 다 매 순간 아름답고 잊히지 않는 황금 같은 추억들이다.

게다가 나는 한국어 공부뿐만 아니라 김치 담그는 방법도 배우고, 한복도 입어보고, 한국 문화와 역사에 대해 많이 학습하고 이해했다. 물론 한국에 올 수 있게 해 준 것은 한국 정부 덕분이고, 한국에서 큰 어려움 없이 지낼 수 있었던 것은 모두가 선생님과 한국에서 만난 친구들 덕분이다.

지금까지 나를 있게 해 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며 이 글을 마무리한다.
[특별취재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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