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기획] 유학생이 바라본 한국문화⑳ - 말레이시아 ‘아흐마드 부르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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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유학생이 바라본 한국문화⑳ - 말레이시아 ‘아흐마드 부르하니’

“내가 한국에 온 것은 내 마음 속에 새로운 나를 만들게 됐다”
기사입력 2018.06.25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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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신문] 아산신문에서는 외국인 유학생들이 한국에서의 유학 생활 중 보고 듣고 느끼고 경험한 소소한 이야기를 시민들에게 전달하고자 선문대 한국어교육원(원장 하채수)의 협조를 얻어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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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말레이시아에서 온 ‘아흐마드 부르하니’라고 한다.

어떤 사람이 나에게 “어떻게 한국에서 공부하게 됐어요?”라고 물어 본 적이 있었는데, 사실 2년 전에는 이런 질문을 받을 거라고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해외 유학을 갔다 온 대부분의 친구들은 말레이시아 정부의 장학금을 받아서 말레이시아 친구들과 같이 유학을 한 반면에 나는 한국정부초청 장학생으로 혼자 유학을 가야 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학생활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한국에 아는 사람도 없어서 갈까 말까 망설였다. 그래서 나는 너무 외로울까 봐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런데 한국 뉴스와 TV 프로그램을 보면 한국에서 사는 외국인들이 언제나 나와서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세계 여러 나라의 새로운 친구들도 사귀는 걸 보면서 내가 생각한 것보다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결국 이런 저런 것들이 궁금해서 한국 유학에 도전해야겠다고 결정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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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는 천안에 있는 선문대 한국어교육원에 다닌 지 9개월밖에 안 됐다. 그렇지만 그동안 얼마나 많이 행복하고 즐거운 추억들을 만들었는지 모른다.

좋은 추억도 있고 나쁜 추억도 있는데 나에게 모든 것은 아름다운 기억이다. 처음에 한국에 왔을 때 한국어를 모르고 우리나라와 달리 한국 문화가 다양하기 때문에 한국 생활이 어려웠다.

예를 들어, 어르신들이나 선생님과 이야기할 때 존댓말로 이야기해야 하는데 나는 잘하지 못하는 바람에 답답했다. 그때는 노력하고 조심스럽게 말하는데도 불구하고 실수를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나는 외국인이라서 실수할 수 있고 한국 사람도 그런 경우도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노력하는 한 언젠가 좋아질 거라고 선생님께서 말씀해 주셔서 다행이었다.

어렵기는 하지만 선생님과 친구들 덕분에 이제는 한국어 실력은 물론 한국생활도 많이 익숙해졌다.

한국에 있을 때는 왠지 안전한 느낌이 든다. 특별한 이유는 없지만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이 착해 보여서 그런 것 같다.

어느 날에 커피숍에 갔는데 사람들이 많아서 자리가 거의 없었다. 그런데 어떤 한국 사람이 자리에 못 앉을까 봐 휴대폰을 탁자 위에 놓아두고 카운터에서 주문하는 것을 봤다.

처음에 봤을 때 이상하게 생각했는데 그 이유는 우리나라에서 그렇게 하면 주문한 후에 휴대폰을 잃어버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 사람들은 진짜 대단하고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말레이시아 사람도 이렇게 좋은 문화를 따라 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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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행하는 것을 아주 좋아한다. 20살 때부터 여러 나라에서 혼자 배낭여행을 많이 했다.

그래서 기회가 있거나 방학 때는 한국에서 공부하면서 여행도 많이 하고 싶다. 작년 11월에 외국인 친구들이랑 제주도 여행을 갔다 왔다. 내가 말레이시아에 있었을 때 제주도에 대한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이번 여행을 얼마나 많이 기대했는지 모른다.

제주도에 있는 한라산이야말로 한국에서 가장 높은 산이니까 등산을 했다. 나는 등산하는 것을 정말 좋아하고 말레이시아에서도 등산을 자주 해서 적절한 하이킹 장비가 없어도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말레이시아 산과 달리 한라산은 아주 추워서 등산이 너무 어려웠다. 등산하는 한국 사람들을 보면 완벽한 등산복을 입었다. 우리는 아침도 못 먹고 어려움을 무릅쓰고 투지를 갖고 정상까지 무사히 도착해서 힘든 것을 이겨 냈다.

그래서인지 거기에 도착하기가 무섭게 눈물이 날 만큼 기뻤고, 제주도의 주변 경치가 여간 아름답지 않게 보였다. 게다가 산꼭대기에서는 너무 추웠기 때문에 눈이 내렸다.

말레이시아에는 겨울이 없으니까 여기에서 눈을 보자마자 추워도 흥분했다. 그때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친구들이랑 아주 행복할 수밖에 없었다. 다음에도 기회가 있으면 한라산을 다시 도전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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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은 대한민국의 해이다. 왜냐하면 평창에서 2018 동계 올림픽 경기가 열렸기 때문이다. 나는 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동안 한국에 있어서 정말 운이 좋았다.

뿐만 아니라 우리 대학교 덕분에 장애인 올림픽 아이스하키 경기를 볼 기회가 있었다. 그것은 나에게 대단하고 놀라운 경험이었다. 그 선수들은 장애인인데도 불구하고 열심히 노력하고 힘들어 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 줘서 나는 집중해서 보면서 진짜 감동을 받았다.

그래서 나는 나 스스로에게 질문을 했다. “나는 한국에서 공부할 기회를 얻어서 유학하고 있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나?”라고 말이다. 그때부터 나는 포기하지 말고 어려운 것을 다 도전하고 더 열심히 하도록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나는 한국에 온 것이 내 마음 속에서 새로운 나를 만들게 됐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내가 한 일 중에서 가장 잘한 것이고,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한국 정부 덕분에 이 꿈이 현실이 되었다. 그래서 이제 3년밖에 안 남은 시간을 한국에서 열심히 살도록 하겠다. 마지막으로 한국 사람들께 항상 사랑을 많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특별취재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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