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지방의회, 신뢰 회복은 가능한가
“누구를 위한 의회인가?”
[아산신문]아산시의회 의장과 부의장의 동시 불신임안 상정과 부결 사태는 단순한 갈등을 넘어 지방의회의 근본적인 신뢰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이번 사태를 지켜본 시민사회와 전문가들은 지방의회가 정파 논리에 매몰된 나머지 본연의 기능인 시민 대표성과 공공성을 상실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정파 갈등, 의회 기능 마비로 이어지나
불신임안 표결 과정에서 확인된 건 단순한 의견 대립이 아니었다. 실제로 여야 의원 간 대립이 격화되며 회의 운영마저도 파행 위기를 맞았다. 의장단은 징계를 받았음에도 자리를 지켰고, 반대편 의원들은 불신임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시민 B씨(52·온천동)는 “한쪽은 자리를 지키려고 안간힘이고, 다른 한쪽은 정쟁으로 몰아가며 혼란을 부추긴다”며 “결국 시민만 소외되고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의회 전문가는 “지방의회가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갖추지 못한 채, 특정 정당이나 세력의 이익을 대변하는 통로로 전락하고 있다”며 “이 상태로는 의회가 시민을 위한 기능을 다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민생은 뒷전…사라진 정책 경쟁
의회가 감정과 대립 속에서 표류하는 사이, 정작 시민 삶을 개선할 실질적 논의는 뒷전으로 밀렸다. 이번 임시회에서 불신임안 외에 논의되었던 민생 조례나 예산 관련 안건은 언론과 공공의 관심을 거의 받지 못했다. 정치적 격돌이 모든 것을 삼켜버린 셈이다.
아산지역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정책은 사라지고, 누가 옳고 그르냐는 정파 논쟁만 남았다”며 “이런 구조에서는 공약 실현도, 지역 발전도 어렵다”고 우려했다.
시민 신뢰 회복 위한 3대 과제
전문가들은 흔들리는 지방의회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세 가지 방향을 제시한다.
의회 윤리성 강화 및 독립적 자정기구 설계
윤리특위와 같은 기구가 정치적 판단에 흔들리지 않도록, 외부 전문가 비율 확대와 독립성 보장이 필요하다.
회의 운영의 투명성 제고
주요 회의는 시민에게 생중계하고, 발언록과 회의 결과를 쉽게 접근 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 시민이 감시할 수 있어야 권력이 제어된다.
정파를 넘는 협치 문화 정착
무엇보다 의원 개개인이 당론이나 계파보다 시민을 먼저 생각하는 문화, 소통과 타협의 자세가 절실하다.
“시민이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 잊지 말아야
지방의회는 시민 가장 가까이에 있는 대의기관이다. 그러나 아산시의회의 최근 사태는 시민들로 하여금 “지방의회가 정말 필요한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만들었다. 시민이 준 권한을 정쟁에 낭비한다면, 시민은 그 권한을 거두는 선택을 할 수 있다.
정파를 위한 전쟁터가 아닌, 시민을 위한 일터로 거듭나는 것.
지금 아산시의회가 해야 할 가장 시급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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