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법정뷰] 파기환송심 선고 앞둔 박경귀 시장, 반성 없이 '책임 전가'로 일관했다
보내는분 이메일
받는분 이메일

[법정뷰] 파기환송심 선고 앞둔 박경귀 시장, 반성 없이 '책임 전가'로 일관했다

세 차례 공판 혐의 회피 급급, 상대 후보·조력자에 ‘낙인찍기’
기사입력 2024.06.05 17:16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기사내용 프린트
  • 기사내용 메일로 보내기
  • 기사 스크랩
  • 기사 내용 글자 크게
  • 기사 내용 글자 작게
0604_박경귀_01.jpg
박경귀 아산시장이 4일 오후 대전고법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3차 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빠져나가고 있다. Ⓒ 사진 = 지유석 기자

 

[아산신문] 박경귀 아산시장 파기환송심 절차가 세 차례 공판을 거쳐 마무리됐다. 특히 어제(4일) 오후 열렸던 3차 공판에선 박 시장이 증인석에 나와 피고인신문에 응했다. 

 

공교롭게도 박 시장이 증인석에 선 날은 대전지법 천안지원이 1500만원 벌금형을 선고한 지 꼭 1년이 된 날이다. 2023년 6월 5일 1심 선고 이후 현재까지 참 우여곡절이 심했다. 

 

먼저 공직선거법 제270조는 “선거법 위반 사범과 그 공범에 관한 재판은 다른 재판에 우선해 신속히 해야하며 선고는 1심은 공소가 제기된 날부터 6월 이내에, 2·3심에서는 전심 판결 선고가 있은 날부터 각각 3월 이내에 반드시 하도록” 강행규정을 두고 있다. 

 

이 규정에 따른다면 박 시장에 대한 사법부의 최종 판단은 적어도 지난해 12월 마무리됐어야 했다. 특히 2심인 대전고법이 1심 형량을 유지하면서 대법원 최종 선고는 지난해 말 마무리되리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대법원은 올해 1월 파기환송을 선고하고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그리고 박 시장측 변호인인 법무법인 '바른' 노만경 변호사는 공소장 변경을 집요하게 요구했고, 여기에 박 시장은 국외출장을 명분으로 내세우며 재판 일정을 지연시켰다. 

 

이 과정에서 피로감은 쌓여만 갔다. 물론 형사법 절차와 공직선거법상 강행규정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도가 높아졌다는 부수적인 효과가 없지 않았지만 말이다. 

 

이제 선고기일이 잡혔고, 최종 판단은 사법부의 권한인 만큼 재판부인 대전고법 제3형사부(김병식 부장판사)가 엄정한 법리검토를 통해 현명한 판단을 내려 주기를 소망한다. 

 

다만, 법적 판단과 별개로 언론으로서 이 점 만큼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려 한다. 2023년 1월 첫 공판이 열린 이후 기자는 줄곧 박 시장 재판을 방청했다. 특히 2023년 5월 3일 1차 피고인 신문과 2024년 6월 4일 2차 피고인 신문은 토씨 하나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온 신경을 곤두세웠다.

 

전방위로 주변인물에 책임전가, 목적은 ‘시장직 지키기’?


0604_박경귀_03.jpg
박경귀 아산시장에 대한 파기환송심 일정이 마무리됐다. 이제 최종 판단은 사법부의 몫이다. Ⓒ 사진 = 지유석 기자

 

흔히 법률가들은 법정에서 한 인간의 모든 것이 발가벗겨진다고 한다. 한 인간의 됨됨이가 법정에서 드러난다는 뜻이다. 기자가 1년 5개월 간 재판에 임하는 박 시장을 보면서 이 같은 말의 의미를 체감할 수 있었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앞으로 박완호 당시 선거캠프 본부장과 박 시장 피고인 진술 내용은 자세히 보도하려 한다. 하지만 아래 내용은 먼저 공개한다. 

 

먼저 1차 피고인신문에서 검찰과 박 시장 사이엔 이런 질의가 오갔다.

 

검찰 : 추가로 묻겠다. <천안신문> 기자의 진술에 따르면 피고인(박 시장 - 글쓴이)이 이메일로 보낸 이 사건 보도자료·성명서를 받고 전화를 해서 사실여부를 확인했고, 피고가 자신 있는 어조로 "다 확인한 것"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박 시장 : 전혀 아는 바 없고, 전혀 연관되지 않은 내용을 갖다 붙인 거라 생각한다. 단지 캠프에서 나간 보도자료·성명서에 대해 기자들이 물어 오면 "다 확인했다"는 식으로 답변한 것이다. 

 

그러나 2차 피고인신문에서 박 시장의 어조는 미세하게 달라진다. 

 

검찰 : 보도자료·성명서에 피고인 명의의 휴대폰 번호가 적혀 있다. 이 번호를 통해 기자로부터 질문을 받은 적은 없나?

 

박 시장 : 그런 사실 없다. 

 

1차 피고인신문 답변은 보도자료·성명서를 보고 기자를 포함 누군가는 전화로 질문을 했는데, 박 시장은 의례적인 답변을 했다는 인상을 준다. 

 

하지만 2차 피고인신문에선 아예 어느 누구도 보도자료·성명서에 대해 질문한 사실이 없다고 단정해서 말한다. 박 시장 주장이 사실에 부합한다면 얼른 기자를 고소하기 바란다. 존재하지도 않는 일을 기사로 썼으니 말이다. 

 

한편 박 시장 측 변호인인 노만경 변호사는 파기환송심 변론 과정에서 당시 오세현 아산시장의 원룸 건물 허위매각 의혹을 제보한 지역신문 A 기자를 공범이라 주장했고, 재판부는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였다. 

 

그런데 2차 피고인 신문과정에서 박 시장은 A 기자를 주요 인물(키맨)으로 여겼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결국 박 시장 측은 선거 당시 키맨이었던 A 기자를 공범으로 엮은 셈이다. 

 

지방선거 당시 보도자료 작성을 담당한 B 정책실장은 공범으로 엮인 또 다른 인물이다. B 정책실장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재판 과정에서 박 시장 측이 나를 공범으로 몬 사실을 몰랐다. 어떻게 내게 알려주지도 않고 이렇게 할 수 있나?"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여기에 박 시장은 2차 피고인신문에선 상대 오세현 시장을 부동산 투기범으로 낙인찍기를 시도한다. 박 시장의 진술은 이랬다. 

 

"저는 부동산 셀프개발(의혹)이 중점이었다. 풍기역 지구에 부인 명의로 땅을 사놓은 게 있는데 오세현이 시장되면서 그 지역을 개발지역으로 고시를 한다. 그러자 그 땅이 폭등했다. 당시 개발이 이뤄지면 40억 시세차익을 얻었다. 제가 시장되니 조사해보니 더 황당했다. 조사해보니, 지금 추정하면 거의 70억 가까이 시세차익이 발생한 것이다."

 

이 같은 진술의 진위여부는 차차 검증하려 한다. 그러나 진위여부를 떠나 전체적인 과정을 되짚어보면 상대 오세현 후보를 비롯해 박완호 선거캠프 본부장·지역신문 A 기자·보도자료 작성 담당 B 정책실장 등 주변인 모두에게 잘못을 전가했다는 인상이 짙다. 

 

이렇게 ‘전방위적으로’ 주변인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려는 궁극적인 목적은 어떻게든 혐의를 벗어 시장직 상실을 피해가려는 것이라고 요약이 가능하다. 

 

앞서 적었듯 궁극적인 판단은 재판부의 몫이다. 그러나 선출직 공직자로서, 아니 한 인간으로서 이 같은 행태는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 재판을 지켜본 이들 역시 "인간적인 도리가 아니다"라는 데 견해를 같이했다. 

 

박 시장은 공인으로서 임기를 언제 마치든 아산시 역사, 그리고 지방자치 역사에 이름이 남을 수밖에 없다.  과연 앞으로 아산시와 지방자치 역사가 박 시장을 어떻게 기억할까? 적어도 '긍정적으로' 기억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저작권자ⓒ아산신문 & assinmun.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60819
 
 
 
 
 
     주소 : 충남 아산시 모종남로 42번길 11(모종동) l 등록번호 : 충남,아00307(인터넷) / 충남,다01368(주간) l 등록일 : 2017. 07. 27         
           발행인·편집인 : 김명일 ㅣ 편집국장 : 박승철 ㅣ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현자
               대표전화 : 1588-4895 l 기사제보 : 041-577-1211 이메일 : asan.1@daum.net      
    
                            Copyright ⓒ 2017 아산신문 All rights reserved.  
                   
아산신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