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신문] 지난 13일 2박 3일 일정으로 '몰래' 베트남 국외출장을 다녀왔던 박경귀 아산시장이 오는 29일부터 11월 3일까지 독일을 방문한다.
'한·독 수교 140주년 기념 중소기업 해외판로 개척과 글로벌 기술사업화를 위한 충남 투자유치·수출상담회 참여'라는 게 방문 명분이다.
구체적인 일정을 살펴보면 29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해 독일 뮌헨에 도착한 뒤 다음 날인 30일 프랑크푸르트로 이동한다.
31일엔 충청남도 투자유치·수출상담회를 갖고 11월 1일 관내기업인 KB오토텍 현지법인 임직원 간담회와 공장 시찰 일정을 소화한다. 환영 오찬·문화공연이 일정에 포함돼 있다. 이어 2일 프랑크푸르트를 출발해 3일 한국에 도착한다.
일정 전반을 살펴보면, 외유성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이번 출장계획을 마련한 투자유치과는 오늘(17일) 오전 기자와 만나 "이번 독일 방문은 충남도·천안시·당진시·금산군 등과 함께 하는 일정으로 7월부터 충남도와 함께 준비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박 시장은 잦은 외유로 지역 여론의 반발을 샀고, 3일 전인 지난 13일 베트남을 방문했다. 여기에 대법원은 16일 주심판사와 재판부를 배당하며 박 시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한 법적 검토에 들어갔다. 앞서 수차례 언급했듯 법조인들은 시장직 상실 가능성이 높다는 데 대체적으로 견해를 같이 한다.
시민들은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시민 A 씨는 "헛웃음만 나온다"고 말문을 열었다. "물론 시장으로서 반드시 본인이 참석해야 한다면 가야 한다. 그러나 지금 1·2심에서 잇달아 시장직 상실형을 선고 받았고 대법원 판결을 앞둔 처지에 이런 출장을 간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시민 B 씨도 "박 시장은 타지자체장에 비해 국외출장이 잦았다. 더구나 지난주 알리지도 않고 베트남으로 출국한 일로 여론이 들끓고 있는데 이달 말 국외출장을 또 나간다는 건 오만하다고 밖에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시민 C 씨는 "아무리 좋게 보아주려고 해도 박 시장의 국외출장은 사리사욕으로 밖엔 볼 수 없다. 자비를 들여 (출장) 간다면 인정해 주겠다"고 날을 세웠다.
투자유치과도 이 같은 여론을 부담스러워 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부시장을 보내도 되지 않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투자유치과 측은 "지금 박 시장 운신의 폭이 좁은 상황이다. 이를 감안해 독일 일정만 소화하고 곧장 귀국하기로 했다. 타 지자체장은 며칠 더 체류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