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신문] 광고대행사 ㄱ업체가 아산시로부터 일감 몰아주기 특혜의혹을 받고 있다는 의혹이 이는 가운데, ㄱ업체가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이른바 '페이퍼컴퍼니'를 내세워 아산시 계약을 따낸 정황이 취재결과 드러났다.
페이퍼컴퍼니로 의심되는 ㄴ업체 주소지는 ‘아산시 시민로 2**번길 1*-*’이다. 공교롭게도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이는 광고대행사 ㄱ업체와 같은 주소다. 더 놀라운 건 ㄴ업체 대표가 ㄱ업체 대표의 아들이라는 사실이다.
ㄴ업체 대표는 강 아무개씨로 중국에서 활동 중인 리그오브레전드(LOL) 유명 프로게이머다. ㄴ업체 이름도 강 씨가 사용하는 닉네임에서 따왔다.
강 씨는 2021년 11월 아산시 홍보대사로 위촉됐었고, 앞서 2019년 9월 5년간 1억 원을 기부하기로 약정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었다. 즉, 중국에서 프로게이머로 활동 중인 강 씨 대표 명의의 회사가 아산시 계약을 따냈다는 말이다.
이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광고대행사 ㄱ업체가 아들을 속칭 ‘바지 사장’으로한 별도의 페이퍼컴퍼니를 만든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ㄱ업체 대표와 아들인 프로게이머의 관계는 지역예술인 사이에 이미 파다하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예술인은 “프로게이머가 1억을 고향에 기부한 소식이 언론을 통해 보도됐지만, 이미 당시부터 어머니는 아산시로부터 자주 일감을 따와 그 돈을 회수했을 꺼란 소문이 돌았다”고 털어 놓았다.
ㄱ업체 A 대표는 오늘(4일) 오전 기자와 만나 ㄴ업체의 존재와 이 업체 사장이 아들임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아들이 뭐가 아쉽겠나? 다만 프로게이머로서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은 한정돼 있고 앞으로 디자인 공부를 할 예정이다. 조카들 역시 관련 일을 하고 있는데, 이들을 지금 회사에 두기엔 어려워서 별도의 사업체를 만든 것이다. 가업으로 이해해 달라”고 해명했다.
중국 활동 프로게이머, 한국 와선 광고대행사 대표?
그러나 한 꺼풀 벗겨보면 ‘가업’으로 보기 어려운 정황이 드러난다. ㄴ업체는 지난 2022년 4월 아산시와 처음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아산시 계약정보조회 시스템을 통해 확인했다. 당시 아산시는 이 업체와 문화관광시제품 개발사업 명목으로 계약을 맺었다. 계약금은 385만원.
이 업체는 민선 8기 박경귀 아산시장 취임 이후인 2022년 7월 1일부터 현 시점까지 총 12건의 계약을 따냈다. 앞서 언급한 계약까지 합치면 총 13건, 총 계약금 45,713,000원을 아산시로부터 수주했다. 그리고 1건을 제외한 모든 계약은 민선 8기에 이뤄졌다.
계약 내용은 의구심을 증폭시키기에 충분하다. '62회 성웅이순신 축제 사전홍보 영상 제작'. '신정호 아트밸리 100인 100색전 홍보물 제작·게시 계약 실행 품의', ‘신정호 썸머 페스티벌 홍보용 육교 현수막 제작’, '짚풀문화제 홍보 영상 모션 그래픽 제작 용역' 등 민선 8기 박 시장이 추진하는 핵심 사업이 대부분이다.
의도적으로 ㄴ업체에 일감을 몰아준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이는 지점이다. 여기에 대부분의 시간을 국외에서 체류하는 업체 대표가 시 계약을 따낸 사실도 정상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자 역시 “중국에서 활동하는 프로게이머가 대표직을 정상적으로 수행하는가?”고 물었다. 이에 대해 A 대표는 “비시즌일 때엔 귀국해서 대표직을 수행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의구심은 여전하다. 익명을 요구한 법조인 B씨는 "대표가 디자인 전공자가 아니고, 대부분의 시간을 중국에 체류하며 프로게이머 활동을 하다가 방학 때만 귀국해 국내에서 직무를 수행하는 회사가 과연 아산시와의 계약을 제대로 이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