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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띠우던 박경귀 시장, 실상은 정책특보 일감 몰아주기?
박경귀 아산시장이 지난해 9월 문화예술분야 정책특별보좌관으로 위촉한 유성녀 위드유아트컴퍼니 대표(앞줄 맨왼쪽)가 일감 몰아주기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 사진 = 아산시청 제공
[아산신문] 박경귀 아산시장이 문화예술분야 정책특별보좌관(아래 정책특보)으로 위촉한 유성녀 위드유아트컴퍼니 대표가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언론 보도를 통해 불거졌다. 시민단체인 아산시민연대는 특보 특혜사업을 전면 조사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박 시장은 지난해 9월 유 대표를 정책특보로 위촉했다. 유 특보는 위촉 이후 박 시장과 지난해 10월 재즈 페스티벌 공연, 올해 4월 진해군항제 등 일정에 동행했다.
그런데 유 특보의 역할은 단순 보좌관에 그치지 않는다. 유 특보는 지난해 12월 아산시 경찰인재개발원 차일혁홀에서 열렸던 '제1회 아트밸리 아산 오페라 갈라콘서트' 예술감독을 맡았다. 뿐만 아니라 성악가이기도 한 유 특보는 직접 출연도 했다.
이어 4월 충무공 이순신 축제, 8월 신정호 일대에서 열렸던 '별빛음악제'·'뮤지컬(영웅)갈라콘서트' 예술감독을 맡았다. 공교롭게도 갈라콘서트·충무공 이순신 축제·신정호 써머 페스티벌은 박경귀 아산시장이 ‘애정’을 쏟았던 문화예술 이벤트였다.
갈라콘서트 직후 박 시장은 "앞으로도 우리 아산시는 1년 365일 새롭고 다채로운 공연이 가득한 문화예술 도시로 거듭나 시민께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저간의 사정을 살펴보면 유 특보에 굵직한 공연을 ‘몰아주기’ 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유 특보 특혜 의혹을 처음 보도한 <프레시안>은 9월 11일자 '[단독] 대규모 문화행사 때마다 등장하는 특보…특혜 논란'이란 제하의 기사에서 유 특보가 공모절차 없이 예술감독으로 선임됐다고 보도했다.
선을 넘어도 한참 넘은 문화예술 정책특보 역할
박경귀 아산시장이 지난해 9월 문화예술분야 정책특별보좌관(아래 정책특보)으로 위촉한 유성녀 위드유아트컴퍼니 대표가 일감 몰아주기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 포스터 = 아산시청 제공
유 특보를 정책특보로 위촉했던 지난 해 9월 27일 아산시 홍보담당관실은 이들 특보들이 "시정 주요 이슈와 현안에 대해 자문하고 시정 주요 정책 수립을 제언하는 등 참여자치로 구현하는 행복도시 아산 발전방안 모색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알렸다.
얼핏 정책특보 역할은 시정 자문에 그칠 것이란 인상을 준다. 하지만 앞서 적은 유성녀 정책특보의 행보는 일반적인 수준을 훨씬 넘어선다.
이를 두고 지역예술인 A 씨는 오늘(18일) 오후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법적으로 위법 여부를 떠나 정책특보가 시비를 투입해 주최하는 아산시 예술행사를 좌지우지 한다는 건 분명 잘못"이란 입장을 밝혔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아산시 이현경 복지문화국장은 “민선 8기 박경귀 아산시장 취임 이전엔 ‘예술감독’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 실제 이순신 축제 당시 유 특보는 늦은 시간까지 공무원들과 손발을 맞췄는데, 현장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해명했다.
또 ‘몰아주기’ 의혹에 대해선 “유 특보는 일정 수준 이상 결과물을 냈고, 2천 만원 기준인 수의계약을 지켜가며 계약했다. 유 특보가 당초 써머 페스티벌에도 참여하지 않기로 했는데, 뒤늦게 별빛음악제와 영웅 갈라콘서트를 맡긴 것”이라며 거리를 뒀다.
이 같은 해명에도 지역예술인들은 냉소적인 반응이다. 앞서 기자와 이야기를 나눈 지역예술인 A 씨는 “아산시 해명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란 말과 다름없다. 예술감독에 대해 새삼 중요성을 느꼈다면 지역예술인 중에 위촉하면 될 일이다. 지역에도 역량 있는 예술인은 넘쳐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오랜 세월 지역 예술인들이 해오던 사업을 가져가 특보가 관여하는 사업에 쓰니 지역 예술 단체들은 힘들어진다. 박 시장은 지역예술인에 더 많은 예산을 편성했다고 하지만 정작 편성 내용은 이전에 비해 5~70% 줄었다. 결국 삭감분이 특보 행사 비용에 들어간 셈“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한편 시민단체인 아산시민연대는 "박 시장과 아주 가까운 특보에게 연이어 사업을 맡기는 행태는 특혜성 시비를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며 아산시의회에 조사권을 발동할 것을 주문했다.
"해당특보가 다른 콘서트 행사에도 관여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었다. 그가 지난해 12월 오페라 갈라콘서트, 올해 1월 신년음악회, 6월 재즈콘서트 등에도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는 주장이다. 여러 사실을 종합해보면 박 시장이 자신에게 시정 현안을 자문하는 위치인 특보에게 관련 분야 사업을 몰아주었거나, 최소한 방조했다는 의혹을 피할 수 없다"며 이 같이 주문했다.
이 같은 논란에 당사자인 유 특보는 묵묵부답이다. 유 특보와 연락이 닿았으나 특혜의혹에 대한 입장을 묻자 "나중에 전화드리겠다"며 전화를 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