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불편하지만 아름다운 한국의 제사”
[아산신문] 아산신문에서는 외국인 유학생들이 우리나라에서의 유학 생활 중 보고 듣고 느끼고 경험한 소소한 이야기를 시민들에게 전달하고자 선문대 한국어교육원(원장 하채수)의 협조를 얻어 연재한다.
저는 일본에서 온 모모다 사유리라고 합니다. 저는 제가 직접 경험한 한국의 예절 중 제사 예절에 관해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여러분 제사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제사는 조상님과 돌아가신 할아버지, 할머니, 부모님을 추모하면서 음식을 바쳐 정성을 나타내는 한국의 전통 예절 의식으로 돌아가신 날에 지냅니다.
사실 저는 아버지가 일본분이시고 어머니가 한국분이십니다. 그래서 방학이 되면 외할머니 댁에 자주 놀러 가기도 합니다.
작년 여름 방학 때 저는 제사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외할머니댁에 도착해서 바로 현관문을 딱 열었는데 저는 들어가자마자 깜짝 놀랐습니다. 거실 안에 프라이팬과 가지각색의 다양한 제사 음식들이 이미 만들어져 거실 한가운데를 차지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또 저도 제사 음식을 준비하는 것을 도와드렸는데, 전이라고 하는 부침개 같은 것을 부치게 되었습니다. 먼저 산적이라고 하는 것을 부쳤는데 이쑤시개 같은 것으로 재료를 하나하나 꽂는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생선전과 동그랑땡이라고 하는 부침개도 있었습니다.
아무튼 전이 한 종류가 아니라 여러 종류라서 전을 계속 부쳐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모든 종류의 전은 다 밀가루하고 달걀을 하나씩 묻혀서 만드는 과정을 거쳐야 부칠 수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생각보다 많이 힘들었는데 그래도 처음 해 보는 것이라서 즐겁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 일본에도 한국의 제사와 같이 조상님을 공양하는 의식이 있지만 한국처럼 이렇게 복잡하게 하지 않고 아주 심플합니다.
일본에서는 불교를 믿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보통 스님을 집에 모셔 와서 제사를 지냅니다.
일본도 한국과 똑같이 조상님께 성묘는 하고 있지만 제사음식은 전혀 다릅니다. 일본은 제사 음식을 아예 만들지 않고 도시락처럼 되어 있는 음식으로 대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희 집은 불교를 믿는 집이 아니기 때문에 실제로 본 적은 없지만, 한국과 일본의 제사를 지내는 방식의 차이점을 분명히 알 수가 있었고 문화의 차이라는 것은 재미있는 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한국의 제사는 힘들게시리 왜 그토록 정성스러운 것일까요? 그것은 조상님과 돌아가신 부모님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이 가득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옛날에 비해서 많이 간소화됐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그 전통은 그대로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제사음식을 한 가지 한 가지씩 정성껏 준비하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이렇게 정성이 가득 담긴 제사음식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체력을 써야 하고 또 옷에도 기름 냄새가 배는 등 정말 고생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에 외국인인 제가 한국의 며느리가 되어서 매년 제사 음식을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좀 억울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힘들고 어려워하면서도 조상님을 위해서 하는 그 전통 예절이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일본의 제사 형식을 부정적으로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 제가 한국에서 직접 경험해 본 제사 의식은, 전통 문화 예절을 정말로 소중하게 생각하는 한국인의 마음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그 마음이 듬뿍 담겨 있는 제사 또한 정말 아름답다고 느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앞으로도 한국에 머물면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을것이란 기대감에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