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신문] 아산 출신 민주화운동가 고 남태현 열사 34주기 아산추모제가 오늘(8일) 오후 신정호 평화의 소녀상 앞 광장에서 열렸다.
아산이 고향인 고 남태현 열사는 천안북일고를 나와 1986년 서울교육대학에 진학했다. 그러다 1989년 '기성회비 사용내용 공개, 예·결산시 학생대표 참여' 등 학원 민주화 운동에 앞장서다 그해 4월 7일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부르고 분신했다.
‘깨어 있는 시민모임 둥지’와 추모위원회가 공동 주관한 이날 34주기 아산추모제엔 고인의 유가족, 그리고 더불어민주당 복기왕 충남도당 위원장, 아산시의회 김희영 의장, 이지윤·조철기 충남도의원, 김은복·명노봉·홍성표·안정근·천철호 시의원 등 지역 정치권 인사가 대거 참석했다.
이날 기념식에 참석한 복기왕 위원장은 아산중학교 재학 시절 고 남태현 열사와 같은 반 친구였다고 털어 놓았다.
복 위원장은 “1989년 4월 명지대 총학생회장이었는데 그때 서총련 서부지구 대의원 대회 도중 ‘서울교대 남태현 분신’이란 속보가 들어왔다. 그때 내가 아는 친구 태현이가 아닐까 걱정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분신 다음 날 태현이는 세상을 떠났고, 난 경찰이 포위한 서울교대 담을 넘어 고향친구, 그리고 현장에 와 있던 전대협 지도부와 함께 지금 해야 할 일들을 고민했다”고 복 위원장은 증언을 이어나갔다.
그러면서 “태현이가 떠난지 34년 됐지만 태현이가 자기 몸을 불사르면서 외쳤던 우리 사회의 많은 과제들을 아직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어렵게 이룬, 태현이의 피와 살아 타가면서 만들어낸 민주주의가 한 순간에 후퇴하는 현실을 지켜보며 살아남은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다시 한 번 다짐한다”는 결의를 밝혔다.
김희영 의장은 “고 남태현 열사가 몸을 불사른지 34년이 지났지만 이 시대 우리는 정말 인간다운 삶을 살고 있는지 민주주의 외침이 그대로 실현되는지 고민한다”며 “가까이 있는 아산시만 보더라도 (집행부의) 올바르지 않은 행정으로 굉장히 어려움을 겪는 중”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시의원들이 똘똘 뭉쳐 잘 버텨 나가면서 (집행부의) 행정에 맞서는 것으로 아산시민께 보답하고자 한다”고 약속했다.
추모제에 이어 V.A.B 밴드 공연이 이어졌다. V.A.B 밴드와 참가자 일동은 ‘그날이 오면’을 합창하며 고인을 기렸다.
고 남태현 열사는 지난 2001년 8월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 받았다. 하지만 고향인 아산에선 한 번도 추모제가 열리지 않았다가 30주기인 지난 2019년 4월 아산YMCA에서 처음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이후 코로나19로 중단됐다 4년 만인 올해 다시 열렸다. 이번 행사를 공동주관한 ‘둥지’엔 고 남태현 열사의 친형 남종현 씨가 활동 중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