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신문] 박경귀 아산시장이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리는 ‘2023 스마트시티 서밋&엑스포’(아래 SCSE) 행사 참석차 27일부터 4박 5일 일정으로 대만을 방문한 가운데, 아산시민이 직접 현지로 날아가 박 시장 출장 일정을 감시하는 일이 벌어졌다.
먼저 아산시민연대는 31일 오후 ‘관광성 해외출장을 포장하기 위한 아산시장의 뻔뻔한 언론 작업에 대한 논평’이란 제하의 입장문을 냈다.
아산시민연대는 이 입장문에서 “아산시는 애초 ‘전 세계 47개국 600개 이상의 기업’이 참여하는 대규모 엑스포처럼 보도자료를 냈다. 하지만 실제는 거의 대부분 대만 기업과 대만 정부, 지자체가 참여했고 부스도 많아야 130여 개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또 “‘23개 도시 리더 회의’는 전시회를 흥행시키기 위한 성격이 크다고 볼 수밖에 없었다. 차라리 아산시가 업체를 자체 선정해서 엑스포에 참여했다면 모를까, 수많은 회의 중 2개 회의에서 10분 내외 발언 시간 발언자로 나서는 것이 얼마나 아산시 위상을 높일 수 있을까? 타이베이와 자매도시인 대구시장은 참석조차 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진짜 필요했던 공무출장이라면 시장과 두세 명 공무원이 수행해서, 1박 2일 정도 돌아보기에 충분한 행사였을 뿐”이라며 “일방적 교육경비 지원예산 삭감으로 아산시의원이 여전히 시청에서 천막농성을 하고 학부모들이 항의하는 시기에, 선거법 위반 재판 중인 아산시장이 10여 명이나 되는 대규모 방문단을 구성해 4박 5일 동안 외유성 해외출장을 다녀오는 것을 어떤 시민이 이해할 수 있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박 시장은 SCSE 행사에 참석하면서 ’2050 탄소중립 리더스 서밋’ 그리고 ‘스마트 도시 세미나’에 참석을 예고했다. 또 29일엔 타이베이 인근 자오시 온천마을과 정원을 견학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알렸다. 하지만 시민연대는 관광성 해외출장에 대한 비판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저가항공 타고 대만 원정, 왜?
여기서 주목할 점은 입장문의 전반적인 내용이 현지 사정을 잘 아는 이가 아니면 구체적으로 알 수 없는 내용이라는 점이다.
이에 해당 입장문 작성 경위를 묻자 시민연대는 “한 시민이 직접 타이베이 현지를 방문해 알려줬다. 이를 토대로 작성한 것”이라고 기자에게 밝혔다.
기자는 타이베이 현지를 방문한 시민 A 씨와 연락이 닿았다. A 씨는 오늘(31일) 오후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최근 박 시장 행보가 괘씸하게 여겨졌던 차, 그의 공무출장을 검증하기 위해 저가항공으로 타이페이를 다녀왔다”고 말했다.
A 씨는 아산시가 배포한 보도자료와 실제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아산시 보도자료에 따르면 공공 온천 이용료는 본래 80대만달러, 한화 약 3400원인데, 65세 이상은 반값만 받는다고 했다. 그러나 자오시 온천공원 내 공공온천 이용료는 100대만 달러, 한화 4,200원 가량이다. 또 족욕탕 거리에서 도보로 10분도 떨어지지 않은 온천공원 내 무료족욕탕과 야외공공온천, 수영장은 방문하지 않은 듯하다”는 게 A 씨의 주장이다.
박 시장의 대만 출장엔 9명의 시청 직원이 동행했다. 그런데 두 명은 홍보담당관실 소속으로 1명은 보도자료 작성, 1명은 사진 촬영을 전담한다.
이에 대해 “굳이 가지 않아도 될 외유에 홍보를 전담할 공무원을 데려갔다. 이는 자신의 정치적 홍보를 위해 공무원을 사적으로 이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일부 지역언론을 향해선 “아산시가 낸 보도자료는 그저 관광하면서 느낀 점 정도인데, 시가 보도 자료를 내면 대부분 언론사에 검증조차 없이 베껴 보도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