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신문] 박경귀 아산시장이 교육경비를 일방 삭감한데 대해 지역 학부모들의 반발이 심상찮다.
아산시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와 아산시학부모연합회는 21일 오전 아산시청 앞에서 집회를 갖고 박 시장을 강력히 규탄했다. 그러면서 박 시장이 삭감한 교육경비를 원상회복할 때 까지 투쟁하겠다고 선언했다.
박 시장은 이번 논란이 불거지면서 줄곧 “교육경비는 국비로 하는 게 맞다”, “충남교육청에 교육안정화 기금 1조원이 쌓여 있다”는 주장을 고수하는 중이다.
하지만 집회에 나선 학부모들은 이 같은 논리를 적극 반박했다. 먼저 이재희 학부모연합회 회장은 “아이들 교육은 교육청만 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시에서도 책임을 져야한다”며 “한 사람의 잘못으로 아이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를 무시당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육예산 삭감은 정말 말도 안된다. 아이들의 피해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데, 이제 이런 일은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된다”고 발언을 이어나갔다.
발언에 나선 학부모 A 씨는 “일각에선 충남교육청이 돈이 많다고 하지만, 아이들 교육을 교육청이 다 알아서 해주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국가가 아이들 교육을 다 책임져 주는가? 어떻게 돈으로 아이들을 키우는가? 돈으로만 키울 수 없다. 당연히 부모·학교·선생님이 있고, 마을·시·국가가 있지 않은가? 아이들은 이들 모두가 키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박 시장이 깎은) 예산은 아산시가 아이들에게 쓰라고 준 돈이다. 아이들 키워야 하는데 시장은 자기가 주고 싶은 대로 주겠다고 한다. 이 돈이 시장 돈인가?”라고 날을 세웠다.
박 시장이 분열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학부모회 임원 B 씨는 “이 문제로 아산시가 분열하고 있다. (박 시장이) 핵심 쟁점을 흐린다. 본인이 실수해 놓고 타인이 실수했다고 전가한다. 하지만 결재한 순간부터 본인 책임이고, 이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도고초등학교 고윤재 위원장, 그리고 선장초 중학교 김해동 위원장은 교육경비 원상회복을 촉구하며 삭발을 단행하기도 했다.
한편 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 임기호 회장은 오는 4월 28일 열리기로한 성웅 이순신 대축제 보이콧을 경고하고 나섰다.
임 회장은 “아산시가 성웅 이순신 축제 하겠다며 3일 동안 13억 여 원의 예산을 쓰겠다고 한다. 이 돈이면 아이들 1년간 혜택 받는다”며 “행사장인 아산이순신종합운동장과 온양온천역 일대에서 보이콧 집회를 하겠다”고 밝혔다.
집회를 마친 학교운영위원장협 임기호 회장과 학부모연합회 이재희 회장은 교육경비 원상복구를 촉구하는 내용이 담긴 결의문을 아산시에 전달했다. 아산시엔 박 시장은 없었고 대신 조일교 부시장이 이들을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