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주요 기사

[앵커브리핑] 지역언론이 지자체 홍보수단인가?
[앵커브리핑] 지역언론이 지자체 홍보수단인가?
[아산신문] 언론과 홍보. 둘은 마치 악어와 악어새 처럼 뗄레야 뗄 수 없는 사이입니다. 하지만, 우선순위는 분명합니다. 시민의 알 권리를 충족하는 언론이 먼저이고, 불편한 '무엇'인가는 숨기고 좋게 치장해서 알리는 홍보는 그 다음입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언론과 홍보를 구분하는 구분선은 희미해졌고, 경우에 따라선 홍보를 위해 언론을 동원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광고주들은 바로 이 점을 노립니다. 그래서 광고를 빌미로 언론 길들이기를 시도하고, 고분고분하지 않으면 광고비를 끊는 치졸한 일을 벌입니다. 아산시의 행태가 딱 이렇습니다. 아산시는 본지 등 특정 매체를 겨냥해 광고비를 지급하지 않으면서 '아산시 입장에 맞지 않는 기사를 써와 패널티를 준 것'이란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시 입장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파악하고자 정보공개를 청구했지만, 이번엔 관련 정보를 공개하면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침해당할 우려가 있다며 공개를 거절했습니다. 아산시로선 시정이 좋게 포장돼 시민에게 알려지고 싶은 마음일 것입니다. 하지만 민선 8기 들어 시정 홍보는 사실상 박경귀 아산시장 동정 일색으로 채워져 왔습니다. 그리고 수많은 지역언론이 이를 아무 문제의식이나 검증 없이 받아쓴 건 부인할 수 없습니다. 언론이 무조건 시정을 장밋빛으로 채색할 수는 없습니다. 때론 불편한 진실도 고발해야 하고, 박 시장 등 지자체 모든 공직자는 이를 귀담아 들어야 합니다. 시 입장이라는 모호한 기준을 내세워 이미 예산에 책정된 광고비를 자의적으로 집행하는 건 언론을 우롱하는 행위입니다. 그리고 언론사가 시정 홍보만을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님을, 그리고 언론사에 패널티를 가하는 궁극의 주체는 아산시가 아니라 37만 아산시민임을 아산시는 명심하기 바랍니다.
[김성윤 칼럼] 선의의 비판자, 시대를 초월한 긴 여운(餘韻)
[김성윤 칼럼] 선의의 비판자, 시대를 초월한 긴 여운(餘韻)
▲김성윤 논설위원. [아산신문] 최적의 대안이나 결론을 얻기 위한 방법으로 ‘악마의 대변인(Devil’s advocate)’이라는 전략이 있다. ‘악마의 대변인’이란 기존 조직 시스템에 대하여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이다. 리더의 의사결정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데도 서슴없이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들이다. 그런 사례를 든다면 가톨릭에서 성직자가 더 높은 직분으로 올라갈 때 후보의 결점이나 의심스러운 점이나 은폐되어 있을지도 모르는 죄상이나 결점을 파헤치는 선의의 비판자다. 그 비판자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개개인의 지식수준을 보면 높은데도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끼리 모여서 내린 결정은 잘못된 판단일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바로 집단 사고 함정 때문이다. 그렇기에 모두가 찬성할 때 합리적 반대 의견을 내고, 비판적 대안을 제시해 집단 사고의 오류에 빠지지 않기 위한 장치가 필요하다. 그런 장치가 있는 조직이나 기업은 일류요, 그런 장치가 있는 데도 활용하지 못한다면 이류요, 있는데 활용은커녕 배격한다면 삼류 기업이다. 미국 예일대 심리학과 교수이었던 어빙 재니스(Irving L. Janis)가 1972년에 출간한 '집단사고의 희생자들(Victims of Groupthink)' 중에서도 이점을 지적한 바 있다. “아무리 개인의 지식수준이 높아도 동질성이 짙은 사람들이 모이면 의사 결정의 질이 현저히 저하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에 관한 사례로 정권이 바뀌면 코드인사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 코드인사란 생각이나 경험이 비슷한 사람만 골라 쓰는 용인술을 가리킨다. 당연히 “끼리끼리 해 먹으면 일을 망친다”는 비판이 거세질 수밖에 없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그 때문에 건강한 기업일수록 메기가 필요한 것이다. 메기론은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의 1993년 신경영 선언 때 주창한 논리에서 기인하였다. ‘삼성 직원의 용어집’이란 내부 교육용 책자를 보면 “논에 미꾸라지를 키울 때 한쪽 논에는 미꾸라지만 넣고 다른 한쪽에는 미꾸라지와 메기를 넣어 키우면 어떻게 될까. 메기를 넣어 키운 쪽의 미꾸라지들이 훨씬 더 통통하게 살이 찐다. 메기에게 잡아먹히지 않으려고 항상 긴장한 상태에서 활발히 움직였기 때문에 더 많이 먹고, 더 튼튼해진 것이다.” 하지만 삼류 기업일수록 메기가 필요하지 않다. 자연히 허약해질 수밖에 없다. 다른 의견을 수용하지 못하는 집단은 삼류가 아닌 4류, 5류로 전락하기 쉽다. 세계적 투자가 ‘레이 달리오’는 반대 의견을 “애사심의 또 다른 표현”이라고까지 정의한 바 있다. 애사심이 없으면 반대하거나 비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세상을 다르게 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새로운 방식으로 사물을 봅니다. 그들은 발명하고, 창조하고, 상상합니다. 우리는 이런 사람들을 위한 도구를 만듭니다. 누군가는 그들을 미친 사람으로 볼지 모르지만, 우리는 천재로 보기 때문입니다. - 애플(Apple)의 다른 생각이라는 아래 광고의 번역이다. There are people who see the world differently. They see things in new ways. They invent, create, imagine. We make tools for these kinds of people. Because while some might see them as the crazy ones, we see genius. - 애플(Apple)의 Think different 광고 마치 네모난 구멍에 둥근 못을 박으려는 어이없는 사람들이 있다. 애플은 그들을 지지하고 품어 줄 수 있었기에 세계 일류가 될 수 있었다. 애플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 그것이 바로 애플의 본질이며 존재 이유이다. 그래서 애플은 세상을 다르게 보는 미치광이들을 품어 주었던 것이다. 그들이야말로 진정 살아 있는 존재들이요, 생동하는 존재로 보았다. 문재인 정부는 그 점을 소홀히 했기에 단임으로 끝나고 국민적 비판을 받고 있다. 세종대왕은 왜 어전회의 때마다 허조를 참석 시켰을까? 그는 꼬장꼬장하기로 악명(?)이 높은 인물이었다. 시시비비를 칼 같이 따지며 뭐 하나 그냥 넘어가는 것이 없는 깐깐함과 직설적인 성격을 갖춘 인물이었다. 세종은 그를 통해 대신들의 집단 사고 병폐를 경계하였다. 그런 성군이기에 그가 타계한 지 700년이 지난 지금도 조선의 가장 위대한 성군으로 남아 있다. 존 스튜어트 밀은 '자유론'에서 “어느 시대의 악은 시대를 거치며 선이 되기도 한다.”고 했다. 내가, 우리가 옳다는 주장이나 생각이 항상 '절대 가치'를 이어 갈 수는 없는 일이지 않은가? 그 이유는 대략 3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첫째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화 때문이다. 사회는 한 순간도 지체하지 않고 변화하고 발전한다. 따라서 과거에 옳다고 여겨졌던 주장이나 생각이 현재에는 더 이상 옳지 않다고 여겨질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여성의 교육이나 사회 참여가 부정적으로 여겨졌지만, 현재에는 여성의 권리와 평등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옳다고 여겨지고 있다. 둘째 새로운 정보와 지식의 등장 때문이다. 새로운 정보와 지식이 등장하면 기존의 주장이나 생각이 옳지 않다는 것이 밝혀질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지구가 평평하다고 여겨졌지만, 새로운 지리학적 지식의 등장으로 지구가 둥글다는 것이 밝혀졌다. 셋째 주관적 판단의 개입 때문이다. 우리의 주장이나 생각이 항상 객관적일 수는 없다. 주관적 판단이 개입되면 옳다고 생각했던 주장이나 생각이 잘못된 것으로 밝혀질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은 자살이 죄악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은 자살이 개인의 선택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따라서 우리가 옳다고 생각하는 주장이나 생각이 항상 '절대 가치'를 이어 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새로운 정보와 지식이 등장하면서, 그리고 주관적 판단이 개입되면서 우리의 주장이나 생각이 옳지 않다는 것이 밝혀질 수도 있다. 바로 문재인 정부 시절 이념·정서·경험을 공유했던 분들이 저지른 탈원전, 소득주도성장 정책, 사회 갈등 조장, 부동산 정책 실패 등의 오류는 아직도 치유되지 못하고 있다. 여기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우리의 주장이나 생각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므로, 항상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받아들이고, 주관적 판단을 경계해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더불어 민주당의 사례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응집된 집단은 자기 과신과 폐쇄성에 매몰되어 집단 사고의 위험에 빠질 수밖에 없다. 10명의 우수한 엘리트로 구성된 집단보다 100명의 일반인 집단 판단이 나을 수도 있다. 이를 반영하고 실천해 가는 것이 올바른 정치요, 민주주의가 아닐까?
[발언대] 여기서 멈춰야 합니다
[발언대] 여기서 멈춰야 합니다
김종민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 / 논산시, 계룡시, 금산군) [아산신문] 증오, 혐오, 적대, 인신공격의 반민주 행태가 도를 넘고 있습니다. 정치에서 시작했으나 이제는 그 총구가 사회 전방위로 확산돼 민주공화국 전체를 흔들고 있습니다. 여기서 빨리 멈춰야 합니다. 얼마 전 가수 노사연 씨 자매가 윤석열 대통령의 부친상 조문을 다녀왔다는 이유로, 소셜미디어에서 일부 세력으로부터 욕설과 협박 등 공격을 받았습니다. 가족의 과거사까지 거론하면서 공격하고 있습니다. 앞서 작가 김훈 씨도 기고문에 조국 전 장관의 자녀 입시 비리를 비판하는 내용을 썼다고 노망이니, 절필이니 폭언을 들어야 했습니다. ‘역도 영웅’ 장미란 용인대 교수가 문체부 2차관에 임명됐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만합시다. 민주공화국 시민이라면, 민주당 지지자라면 이 폭력에 가담해서는 안됩니다. 윤 대통령이 아무리 미워도, 상가에 문상간 것에 욕설과 막말을 퍼붓는 건 인륜에 어긋납니다. 가족의 과거사를 들춰 단죄하는 것은 봉건시대, 독재시대나 가능했던 반민주, 반인권입니다. 나와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편 갈라서 증오 적대 공격하는 건, 민주주의의 길이 아닙니다. 탈레반의 길, 홍위병의 길입니다. 민주공화국 시민이라면, 민주당 지지자라면 ‘해서는 안 될 일’입니다. 민주공화국 시민들은 서로 다르게 생각할 자유가 있습니다. 그 차이와 다양성을 존중하는 게 민주주의의 본질이고 전부입니다. 내 생각을 강하게 주장하는 건 좋습니다. 그러나 내 생각을 다른 사람한테 강요하는 건 폭력입니다. 군사독재, 검찰독재만 독재가 아니라 나와 생각이 다른 것을 틀렸다고 낙인찍고 배타 공격하는 게 바로 독재입니다. 언어폭력이 과거처럼 물리적 폭력으로 악화되기 전에 빨리 중단합시다.
[아산광장]불공정 좌천인사 자행은 조직을 멍들게 한다
[아산광장]불공정 좌천인사 자행은 조직을 멍들게 한다
임홍순 논설위원. [아산신문]최근 아산시에서 본청 팀장을 하부기관인 읍사무소 주무관으로 하향 좌천성 인사를 하여 보복인사 논란을 불러오고 있다. 무리한 시장 공약사항에 대한 반대표명이 주된 이유라 하는데 문제는 이 사유가 본청에서 읍사무소로, 또 팀장에서 주무관으로 내려 앉혀야만 할 정도로 중대한 잘못인가가 관건이다 박경귀 시장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1심과 2심에서 벌금 천오백만 원을 선고받아 당선무효 상한선인 100만 원을 한참 넘겨 상고심인 대법원에서도 이를 뒤집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해야 할 이런 상황에서 상식을 벗어나는 무리수를 두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작태로 조직 내는 물론 밖에서도 크게 비판받을 수 있기에 돌다리도 두드리며 건너가는 조심스런 마음으로 시행하여야 하는 게 인사권 행사인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장은 지역에서 소통령이라고 한다. 인사조직권 예산편성집행권 인허가권 등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이를 행사하고 있다. 이 중에서 특히 주민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가장 막강하게 행사하는 것이 인사권이다. 직원들에 있어 모두가 가장 중요시하는 승진 전보 징계를 행사할 수 있기에 꼼짝을 못 한다. 물론 형식적으로 부단체장이 인사위원장과 징계위원장을 맡고 있지만, 이는 허울뿐인 빛 좋은 개살구 꼴이다. 대부분 자치단체장의 의지대로 시행될 뿐이다. 이렇기에 자치단체장 눈에 거슬리면 경중을 불문 당장 인사조치부터 한다. 부시장이나 국장 과장 등 보조기관이 있어도 책망들을 까봐 바른말 직언을 못 한다. 시키는 대로 따르는 허수아비와 같다. 좌천시키는 유형을 살펴보면 ▶본인이 잘못했을때 징계위원회를 열어 징계결과에 의한 좌천 ▶전임시장 측근이라는 정치성 좌천 ▶시장에게 대든다는 항명 핑계 보복성 좌천 ▶시장 측근들 모함에 의한 억지성 좌천 ▶본인의 원에 의한 자원성 좌천 등이 있다. 직원이 잘못하면 당연히 징계위원회를 열어 절차적 결과에 따른 좌천을 시켜야 마땅하지만 대부분 임용권자의 구두 지시에 의해 부당한 좌천성 인사가 자행된다. 이렇게 밀려났다가 자치단체장이 바뀌면 이런 직원부터 발탁한다. 전임 지자체장으로부터 피해받았다고 여겨지는 이들이 최우선적으로 혜택을 본다. 그래서 오히려 전임 지자체장한테 찍힌 이들이 날개를 다는 경우가 많은 것이 전국적 공통사항이다. 아산뿐 아니라 천안도 역대 시장별 이런 행태가 자행되었다. 시장의 눈에 벗어나 정당하지 않은 과도한 불이익을 당한 인사사례가 자주 있었다. 비리나 업무 잘못으로 징계를 받으면 당연히 당사자는 물론 조직 내 직원들도 수긍하지만, 시장의 사적 괘씸죄 적용이나 주변인들의 모함에 의한 즉흥적 보복성 인사조치는 신뢰성 저하와 반발을 불러온다. 특히 전임시장 사람이라고 찍히거나. 측근인들 모함을 수렴하거나, 공약사업 등 절차를 무시하고 업무를 억지로 밀고 나갈 때 법규에 따라야 한다며 이의를 제기하거나, 역량이 안되는 직원을 개인적 인연이 있다고 하여 승진이나 영전을 시킬 때 이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면 저놈 나쁜놈이라며 즉시 좌천시킨다. 물론 이때 인사권자는 그 직원이 주어진 일을 못한다고 애둘러 핑계를 댄다. 이렇게 하며 본청 주요과장이나 팀장 하물며 직원까지도 사업소나 읍면동으로 날려버린다. 이렇게 하향 조정되면 그때부터 승진의 기본이 되는 근무성적 평가가 바닥을 치고 쫓겨왔다고 직원들에게서조차 무시를 당하여 그 당사자는 속병 나고 병원에 다녀야 한다. 좌천인사가 이렇게 한 인생을 망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물론 퇴직이 많이 남은 이들은 전화위복의 기회가 있어서 그나마 다음 정권때를 바라볼 수 있지만, 말년인 경우 그냥 그대로 쓸쓸한 종착역을 맞이하기도 한다. 그러기에 지자체장은 한명 한명 인사권 행사를 정말 잘해야 한다. 시장도 그 지역에서 나고 자랐으며 퇴직 후에도 그 지역에서 살아야 하므로 소속 직원들과도 자주 만남의 기회가 있을 수 있다. 그때 서로 손잡고 따뜻하게 안아줄 수 있도록 잘해야 한다. 내 의견에 반한다고 해서 내치지 말고 내 입맛에 맞는 소리 한다고 해서 가까이하지 말아야 한다. 고금의 사례를 봐도 쓴소리하는 사람이 보약 됨과 동시에 충신임을 확실하게 인식해야 한다. 조직에서 한사람 한사람의 역할은 지대하다. 이천분의 일이라고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한사람 한사람의 역량을 모을 때 큰 시너지가 생기므로 ‘보복성인사’라는 말은 앞으로 아예 지워야 한다. 리더는 조직원 중 단 한 사람이라도 억울함이 있게 해서는 안 된다. 하나의 밀알이 잘 크면 그러한 밀알들이 모여 그 지역 전체를 살찌울 수 있기 때문이다. 늘 원칙에 의한 올바른 인사권 행사를 시행해 주기 바란다.
[박상돈 재판-기획 ⓵] 1심 무죄 한숨 돌린 박상돈 천안시장, 판단 근거는?
[박상돈 재판-기획 ⓵] 1심 무죄 한숨 돌린 박상돈 천안시장, 판단 근거는?
박상돈 천안시장이 8일 오전 열렸던 1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 받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 사진 = 지유석 기자 [아산신문] 박상돈 천안시장이 8일 오전 대전지법 천안지원에서 열렸던 1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 받으면서 한숨 돌렸다. 박 시장 혐의를 다시 살펴보자. 박 시장은 예비후보 홍보물·공식 선거공보물에 '인구 50만' 기준을 누락한 채 '고용률 전국 2위·실업률 전국 최저'란 문구를 넣었다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기소됐었다. 이어 검찰이 허위사실 유포 혐의를 수사하는 과정에서강 아무개 보좌관, 기간제 공무원 남 아무개·김 아무개 씨, 선거캠프 관계자 전 아무개 씨 등이 선거 공보물 제작에 간여한 것으로 드러나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에겐 공무원 선거개입 혐의가 적용됐다. 선고공판에서 재판부인 천안지원 제1형사부 전경호 부장판사는 "6.1지방선거 당선을 위해 실무자인 강 보좌관과 캠프 관계자 전 씨에게 홍보물에 담길 업적과 성과에 대해 방향을 제시했을 것으로 보는 게 합리적 의심이다. 하지만 구체적 간여 정도는 기록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적시했다. 여기에 "박 시장이 홍보물에 적힌 고용현황에서 '인구 50만'이란 기준을 삭제하도록 지시했다는 구체적 증거도 찾아볼 수 없다. 합리적 의심을 넘어 고용현황을 공표하면서 기준 누락을 인식하고도 이를 용인했다는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재판부 논리를 요약하면, 증거불충분이라는 말이다. 재판부는 이어 박 시장이 기자회견·방송 인터뷰·선거캠프 출정식 연설·사전투표 독려 페이스북 게시글 등에서 '인구 50만' 기준을 적시한 점에 주목했다. 재판부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기준을 적시해 언급한 점은 기준 누락을 인식하고 용인했다는 배신 의사와 양립하기 어렵다"고 못 박았다. 박 시장이 인구 50만 기준 누락을 인지하고 이를 시정하고자 노력한 점을 재판부가 참작한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실제 박 시장은 지난 7월 14일 열렸던 피고인 신문에서 "처음 보고 받았을 땐 (기준 누락을) 의식하지 못했다. 담당 팀장이 다시 알려줘서 정신을 차렸고, 이후 의식 있는 한 인용했다"고 항변했다. 이때 전경호 부장판사가 "함께 기소된 피고와 달리 정보를 정확히 잘 알았고, '인구 50만' 기준 역시 잘 알았는데 틀린 내용을 왜 바로잡지 않았나?"고 물었다. 이 질문에 박 시장은 "현장에서 알았다면 그런 일은 없었을 텐데, 제대로 집어내지 못한 걸 강하게 후회한다. 다만 의식이 있는 한 '인구 50만' 기준을 늘 인용했다는 점을 평가해 달라"고 답했다. 천안 박 시장 ‘무죄’·아산 박 시장 ‘유죄’, 왜? 박상돈 천안시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고 법정을 빠져나가고 있다. Ⓒ 사진 = 지유석 기자 흥미로운 건, 천안 박 시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천안지원 제1형사부가 박경귀 아산시장에 대해선 당선무효형을 훨씬 뛰어넘는 벌금 1500만원 중형을 내렸다는 점이다. 천안 박 시장의 경우, 제1형사부는 '인구 50만' 기준을 누락한 예비후보 홍보물·공식선거 공보물이 허위사실에 이른다고 보았다. 또 6.1지방선거를 총괄한 강 보좌관이 박 시장 재선을 위해 경제 분야 성과를 작성하는 데 관심을 기울였고, 따라서 허위사실을 공표할 의도가 있다고 강하게 의심하기에 충분하다고도 보았다. 하지만 예비후보 홍보물·공식선거 공보물 제작 이전 상황에서 박 시장이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는 점, 그리고 앞서 적었듯 홍보물을 제출하고 배포하던 저간의 상황에서 박 시장이 여러 경로로 ‘인구 50만’ 기준을 언급한 점을 들어 범죄증명이 없다고 판결취지에 적었다. 바로 이 대목에서 천안 박 시장과 아산 박 시장에 대한 판단이 갈린다. 아산 박 시장은 6.1지방선거가 임박한 시점에 1) 건물매매 시점 2) 건물 주소 3) 사진 등을 첨부한 보도자료·성명서를 내고 상대 더불어민주당 오세현 후보 원룸건물 허위매각 의혹을 꺼내 들었다. 재판부는 이를 허위사실로 판단했다. "성명서의 객관적인 문언·표현의 전체적인 취지·사용된 어휘의 통상적인 의미 등을 종합하면, 아산 박 시장이 이 사건 성명서를 통해 선거인으로 하여금 후보자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그르치게 할 수 있을 정도의 구체적인 사실을 적시한 것으로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었다. 재판부는 더 나아가 "박 시장 측(당시 후보)이 낸 보도자료·성명서는 선거일을 불과 며칠 앞두고 박 시장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작성, 공표된 것으로 그 내용 역시 진위 여부에 따라 치열한 경합을 벌이는 상대 후보의 부도덕함과 위법성이 강조됨으로써 선거결과에 큰 파급력을 줄 만한 것"이라고도 못 박았다. 천안 박 시장이 6.1지방선거 국면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우위였던 점과 비교해, 아산시장 판세가 박빙이었다는 점도 중요한 판단근거로 작용했다. "당시로서는 선거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 무렵 배포한 성명서는 유권자들로 하여금 오세현 후보에 관한 부정적인 인식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고, 당시 박빙이었던 선거 판세를 반전시킬 수 있는 내용으로 보인다"는 게 유죄선고 취지였다. 또 하나, 천안 박 시장이 '인구 50만' 기준 누락을 인지하고 이후 사후적으로 시정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반면 아산 박 시장은 보도자료·성명서에 잘못된 내용이 있다고 지적하거나 수정하라는 지시를 하지 않았다는 점에도 재판부는 주목했다. 결국 허위사실 공표의 고의성 여부가 천안 박 시장과 아산 박 시장의 1심 판단을 갈리게 한 셈이다. ▶ 2부로 이어집니다.
[취재후기] 지자체장 현장 지도가 진정성을 가지려면
[취재후기] 지자체장 현장 지도가 진정성을 가지려면
이른바 '순살 아파트'란 비아냥을 듣는 철근 누락 아파트 단지가 아산에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주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 사진 = 지유석 기자 [아산신문] 이른바 '순살 아파트'란 비아냥을 듣는 철근 누락 아파트 단지가 아산에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주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이러자 김태흠 충남지사·박경귀 아산시장이 지난 3일 함께 철근 누락이 발견된 아산탕정 2-A14블록을 찾아 발 빠르게 현장 지도·점검에 나섰다. 그러나 흔한 말로 '사심 없이' 말하면, 이런 지자체장 행보에 아무런 감흥(?)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 이유는 LH 아파트 단지 시공·운영에 관한 한, 지자체가 행정적으로 개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자체장이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은 착공허가 정도이고, 이마저도 충남지사에게 귀속돼 있다. 결국 김 지사와 박 시장이 현장을 찾아 남긴 말은 그저 '립서비스'에 지나지 않았던 셈이다. 정말로 진정성이 느껴지기 위해선 그럼 어떻게 해야 했을까? 아파트를 짓고 운영하는 주체가 LH라지만, 그곳에 사는 이들은 아산시민이며 충남도민이다. 철근 누락으로 불안해하는 이들 역시 아산시민이고, 충남도민이다. 따라서 지자체장의 현장 방문이 임팩트(?)를 주려면 지자체의 감독 권한을 강화하도록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나 국회에 제도 개선을 주문해야 하는 게 바람직한 방향 아니었을까? 또 지자체 수준에서 마련할 수 있는 제도가 무엇인지 시·도 의회와 고민을 나눠보자고 제안하는 게 당연한 수순 아니었을까? 하지만 김 지사와 박 시장이 남긴 말 어디에서도 이 같은 고민은 드러나지 않았다. 김 지사는 "건축물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안전"이라며 "구조설계와 시공 상태 등을 철저히 점검·분석해 보강 조치를 조속히 마쳐 도민이 안심하고 거주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원론적인 주문만 남겼다. 박 시장도 "추후 조사와 보강 등 시행과정을 입주민들에게 빠짐없이 공유하고 설명해, 입주민들이 불안함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조속히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역시 원론적인 수준의 말 한 마디 보탠 게 전부다. 앞서 적었듯 LH 단지 운영에 지자체가 행정적으로 개입할 여지는 없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자체장의 선심성 말잔치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불행하게도 우리나라 공직사회는 보여주기에 익숙하다. 김 지사와 박 시장의 현장 지도점검도 이런 보여주기 행보의 전형 그 자체다. 현장에 답이 있는 법이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김 지사와 박 시장이 현장에서 철근 누락 사태를 해결할 단서를 발견하고 갔으리라 여긴다. 김 지사와 박 시장이 보여주기식 행보를 뛰어 넘어, 이번 철근 누락 사태가 시민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제도 개선의 단초가 될 수 있도록 더 노력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건강칼럼] 난치병 ‘염증성 장질환’, 다른 장질환과 정확히 감별하고 적극 치료해야
[건강칼럼] 난치병 ‘염증성 장질환’, 다른 장질환과 정확히 감별하고 적극 치료해야
▲ 최성우 교수 / 순천향대부속천안병원 소화기내과 [아산신문] 염증성 장질환이란 장 내에 비정상적인 만성 염증과 궤양이 호전과 재발을 반복하는 질환이다.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이 대표적이며, 아직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스트레스나 약물 등과 같은 환경적 요인, 유전적 요인과 함께 장 내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세균에 대한 우리 몸의 과도한 면역반응 등이 중요한 발병 요인으로 여겨지고 있다. 심평원 최근 자료에 따르면 국내 궤양성 대장염 환자는 약 4만4천명, 크론병 환자는 약 2만2천명이다. 과거에는 서양에서 흔하고, 국내에서는 상대적으로 드문 질병이었지만 발병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설사, 복통 등 계속되면? 환자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설사, 복통, 식욕감소, 혈변, 체중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 증상들이 6개월 이상 만성적으로 지속되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복통, 설사 등이 잦다고 해서 다 염증성 장질환은 아니다. 증상이 겹치는 장 질환이 많아 대장질환 전문의 진료를 통해 정확한 감별 후 적극적으로 치료받아야 한다. 가장 흔한 과민성 장증후군은 장 기능장애로 설사, 변비, 복통 등이 나타나는데 염증이나 장의 기질적인 변화에 의한 염증성 장질환과는 전혀 다른 질환이다. 세균, 바이러스에 의한 일반적인 장염은 일시적인 염증이다. 항생제 치료 또는 증상 조절만 하면 금방 호전돼 염증성 장질환처럼 평생관리 해야 하는 병은 아니다. 그 외에도 장결핵, 허혈성 대장염, 혈관염, 진통제 사용에 따른 장의 염증 등도 증상이 비슷한 질환이다. 진단 쉽지 않아 아직 염증성 장질환을 정확히 진단해내는 검사법은 없기 때문에 진단 자체도 간단하지 않다. 증상, 내시경 및 조직병리 소견, 혈액검사 소견, 영상검사 소견 등을 종합해 진단하게 된다. 가장 기본적인 검사는 대장내시경이다. 다른 장 질환과의 감별, 병변 부위 평가, 중증도 평가, 치료에 대한 반응 평가, 합병증 및 염증성 장질환 환자에서 발병위험이 높은 대장암의 조기 진단에도 도움이 된다. 그 외 혈액검사 및 대변검사, 그리고 CT, MRI, 소장 조영술 등 영상의학 검사, 캡슐내시경이나 풍선보조 소장내시경검사도 진단에 사용된다. 하지만 이 검사들을 통해서도 확실한 진단까지는 1년 이상이 소요되는 경우가 있을 만큼 진단이 어렵다. 진단 늦으면 장 천공, 대장암 위험증가 만약 병원을 찾는 시기가 늦어지거나 정확한 진단이 되지 못 한 채 증상이 악화 된다면 장폐쇄, 천공, 대장암, 치루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확률이 올라가게 된다. 출혈, 누공, 천공, 농양, 장폐쇄 등의 합병증으로 응급상황이 발생해 개복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염증성 장질환의 경우 만성적인 재발성 질환이다. 증상이 호전됐다고 임의대로 치료 및 진료를 중단하면 대부분의 경우 재발하고 합병증의 위험도 더욱 증가한다. 완치제 없어 약물치료로 평생 관리해야 염증성 장질환은 증상이 악화되는 활동기와 증상이 소실되는 관해기가 반복되는 만성 질환이다. 아직 완치 가능한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약물치료를 통해 증상이 소실되는 관해를 달성하고, 이 관해기를 최대한 길게 유지하는 것이 치료의 목표다. 고혈압과 당뇨병처럼 평생 관리하면서 증상을 조절하고 합병증 예방과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약물치료를 지속해야 된다. 중증도, 범위, 합병증 유무 등에 따라 항생제, 5-아미노살리실산, 면역 조절제, 스테로이드 등을 적절하게 조합해 사용하게 된다. 최근에 여러 생물학적 제제(면역억제제)가 개발되어 사용 중이며 관해유도와 관해유지에 있어서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약물치료는 일부 환자에서 구역질, 속쓰림, 두통, 어지러움, 빈혈, 피부발진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드물게는 간염, 췌장염, 폐렴, 백혈구 저하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한다. 감염질환 합병 차단위해 예방접종도 필요 염증성 장질환의 조절을 위해 면역억제제를 사용하게 되면 특정 감염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증가하게 된다. 따라서 A형 및 B형 간염, 수두, 인플루엔자, 폐렴구균, 대상포진 등에 대한 예방접종도 필요하다.
[김성윤 칼럼] 누가 괴담과 가짜 뉴스를 퍼트리는가?
[김성윤 칼럼] 누가 괴담과 가짜 뉴스를 퍼트리는가?
▲ 김성윤 논설위원. [아산신문] 챗봇(ChatGPT)이나 바드(bard)가 사회변화의 중심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에서는 괴담(이상한 이야기)과 가짜 뉴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그로 인한 사회 경제적 피해는 돈으로 환산이 불가능할 정도다. 오죽하면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나서서 "정치가 과학을 무시하고 괴담에 의존하면 결국 피해자는 국민이라는 사실을 4대강 사업이 보여줬다"라는 말까지 했겠는가? 지난 7월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국무총리 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4대강 사업으로 물이 썩지도, 생태계가 죽지도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당시 과격한 환경단체나 야권이 '4대강 사업을 하면 강물이 다 썩어서 생태계가 다 죽는다'며 극렬히 반대했지만 10여 년 뒤인 지금 보면 수질이 좋아졌고, 서식 어류 개체 수도 오히려 20% 늘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08년 '광우병 파동'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괴담(怪談)이 미국산 수입 쇠고기를 먹으면 '뇌(腦)에 구멍이 숭숭 뚫려서 죽는다'는 것이었다. 이 괴담이 나오자 삽시간에 들불처럼 전국으로 번졌다. 중학생들이 죽고 싶지 않다며 거리로 쏟아져 나오고, 아줌마들도 유모차를 밀며 이 대열에 합류했다. 심지어 공부도 했고 논리적인 사고를 한다는 대학교수들도 상당수 이 대열에 합류 했다. 하지만 25년이 지난 지금까지 뇌에 구멍이 뚫린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나왔는가?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미국산 쇠고기가 우리의 식탁을 그때보다 더 점유하고 있다. 괴담과 가짜 뉴스는 여러 가지 방식으로 국가나 사회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그중 중요한 것을 간추려 보면 첫째, 잘못된 정보를 퍼뜨려 대중이 잘못된 정보를 얻고 신뢰할 수 있는 출처에 대한 신뢰가 부족해질 수 있다. 이는 의견의 양극화와 음모론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둘째, 이러한 이야기는 공포, 공황 또는 증오를 선동하여 사회 불안과 커뮤니티 분열을 야기할 수 있다. 또한 기존의 편견과 고정관념을 증폭시켜 차별과 소외를 조장할 수 있다. 셋째, 가짜 뉴스의 유포는 여론과 선거에 영향을 미쳐 민주적 절차를 훼손할 수 있다. 이는 제대로 작동하는 민주주의의 토대를 약화하고 정보에 입각한 의사결정을 방해할 수 있다. 넷째 괴담과 가짜 뉴스는 경제적으로도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중에서도 허위 정보는 주식 시장, 투자 결정, 소비자 행동에 많은 영향을 미쳐 금전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일부 정치인은 서슴없이 가짜 뉴스를 생산하고 퍼뜨리고 있다. 그 이유는 첫째, 여론조작을 하기 위해서다. 지지를 얻기 위한 얄팍한 생각으로 상대방의 신용을 떨어뜨리기 위해 거짓 정보를 퍼뜨린다. 둘째, 당파성 때문이다. 우리나라처럼 극단적인 양극화가 심한 환경에서는 정치인이 소속 정당의 의제나 이념에 부합한다는 명목하에 과잉충성을 하다보면 가짜 뉴스를 퍼뜨릴 수 있다. 셋째, 정책 의제 설정의 왜곡 때문이다. 가짜 뉴스를 퍼뜨리면 정치인들이 직면할 수 있는 실제 문제나 논쟁으로부터 주의를 돌릴 수 있다. 넷째, 잘못된 정보 때문이다. 때때로 정치인들은 잘못된 정보를 사실이라고 믿거나 사실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아 자신도 모르게 잘못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김의겸 민주당 의원이 국회 법사위에서 처음 제기한 청담동 술자리 의혹이다.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 대형로펌 변호사 등 30여 명이 술을 마시며 첼리스트의 반주로 노래를 불렀다는 황당하지만 황당하지 않은 것처럼 한동안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다섯째, 사건의 증폭을 위해서다. 정치인들은 개인적인 이익이나 정치적 이득을 위해 특정 이야기 줄거리를 증폭시키거나 사건을 선정적으로 보도하기 위해 가짜 뉴스를 공유하기도 한다. 지난 25년 동안 보아 왔듯이 가짜 뉴스가 초래하는 피해는 매우 심각하다. 공공 담론, 사회 통합, 민주적 제도 및 경제적 안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쳐왔다. 잘못된 정보의 확산과 그 해로운 영향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비판적 사고를 증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가짜 뉴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우리가 접하는 정보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취하고 신뢰할 수 있는 출처에서 사실부터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아가 가짜 뉴스를 퍼트리는 사람에 대해서는 엄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제도적이고 법적인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김성윤 칼럼] '엘리트 능력주의 오만' 이대로 좋은가?
[김성윤 칼럼] '엘리트 능력주의 오만' 이대로 좋은가?
▲ 김성윤 논설위원. [아산신문] '민주주의의 불만'은 유명한 철학자이자 정치학자인 마이클 샌델이 쓴 책의 이름이다. 이 책은 1996년에 (원제 Democracy’s Discontent)’처음 출판되었고 그 이후로 민주주의 이론과 미국과 그 밖의 서구민주주의 사회가 직면한 도전에 대해서 고찰하였다. 즉 우리가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 느끼고 있는 불만은 어디에서 기인하고 있는가? 그 불만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해답을 이 책은 나름대로 제시하고 있다. 해밀턴은 미국이 강한 제조업을 기반으로 금융 자본주의 국가로 성장해야 한다고 믿었다. 해밀턴은 “인간에게 지배적인 열정은 야망과 이익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열정이 공공선에 기여하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개인의 이기심을 국가 발전에 활용하겠다는 복안이었다. 마이클 샌델의 관점 역시 해밀턴의 기여는 미국을 상업과 금융의 경제적 초강대국으로 탄생시킨 것이라는 데 동의하고 있다. 하지만 샌델은 미국 자본주의의 특징이 지금의 불평등과 사회적 혼란을 낳았다고 주장한다. 민주주의에 대한 불만은 지난 25년 동안 더욱 골이 깊어지기만 했다. 더욱이 2008년 금융 위기, 트럼프 현상,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미국 민주주의는 더욱 더 위기 속으로 빠져들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능력주의와 공정성 그는 미국 민주주의가 위기에 빠진 이유는 능력주의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우리는 보통 능력을 좋은 것 이상적인 것으로 생각한다. 심지어 능력을 보상받아야 공정한 사회라는 믿음까지 마음에 새기고 있다. 그런데 그 능력주의는 아이러니하게도 폭력과 압력으로 둔갑하지 않았는가? 왜냐하면 능력주의 사회에서 성공한 사람들은 자신의 힘(능력)으로 성공했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은 그렇지도 않은데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그런 생각은 그들의 능력으로 얻는 모든 결과물(성과)을 독점적으로 누리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긴다. 그들은 불평등을 능력과 노력의 차이로 설명하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 ‘능력주의’를 ‘공정한 정치, 사회 제도라는 착각’에 빠져있다. 이들의 생각대로라면 가난한 사람은 능력도 없고 노력도 안 한 사람이 된다. 하지만 가난한 사람 중에도 노력은 했지만, 주변 환경이 안 좋아서, 또는 운이 안 따라서 성과를 낼 수 없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약삭빠르게 시대의 흐름에 편승하지 못한 사람도 있다. 미국식 능력주의는 이들에게 ‘굴욕감’을 느끼게 했다고 샌델은 능력주의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사회가 공정한지 아닌지 판가름하는 핵심은 누가, 무엇을, 왜 누리는가에 답을 할 수 있느냐? 아니면 없느냐의 여부에 달려 있다. 우리는 자격에 따라 기회와 보상을 누린다고 가정했을 때 만약 가장 큰 보상을 받는 사람이 가장 열심히 노력한 사람이라면 성공한 사람은 어떤 미덕을 보여준 것이다. 우리는 '승자는 보상을 누려도 된다.'라고 여길 것이다. 그 전제는 모두 같은 출발선에서 공정하게 경주를 시작했다고 가정했을 때 그 경주는 공정하다고 인정할 것이다. 하지만, 사회적 도움이나 운이 성공을 결정했다면 승자가 상을 받는 것이 도덕적으로 마땅하다고 인정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우리는 승자가 받는 혜택과 보상에 대한 자격이 있는지 다시 한번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그런데도 승자와 패자를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우리 사회의 풍조는 지난 수십 년 동안 더욱 골이 깊어졌을 뿐만 아니라 양편을 서로 다른 눈으로 보게 했다. 이점을 좀 더 미세하게 파고들어 가 보면 소득과 부의 불평등이 커진 것과 관련이 있다. 더욱이 성공과 실패를 대하는 태도가 이것과 연관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성공과 실패는 불평등의 심화를 동반했다. 능력주의에 제동을... 세계화가 진행된 지난 40년간 정상에 오른 사람들은 성공을 스스로 일궈낸 성과이자 자기 능력의 척도라고 믿었다. 그래서 시장이 승자에게 주는 보상을 누릴 자격이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성공을 온전히 자신이 이뤘다고만 여긴다면 패배하는 사람이나 뒤처진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는 어떨까? 그들이 사회적 낙오 속에 비참한 삶을 사는 게 마땅하다고 할 것이요, 패자는 다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을 탓해야 한다. 이성이 지배하는 인간 사회에서 성공을 이런 식으로 여기는 것은 윤리적으로 너무 가혹한 일이요, 이성을 가진 인간이 할 일은 아니다. 이런 사고방식은 겉보기엔 매력적인 능력주의 원칙에 기인한 것처럼 보이나 사실은 분열적인 사고요, 승자독식의 사고방식이다. 더욱이 능력주의 원칙은 동등한 기회가 주어졌을 경우 승자가 보상받아야 마땅하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이 점 때문에 최근 수십 년 동안 승자와 패자 사이 분열의 골이 더 깊어졌다. 승자는 자신이 성공할 자격이 있다고 믿게 되었고 자신보다 운이 좋지 못한 사람을 무시하기까지 했다. 샌들은 이것을 '엘리트 능력주의적 오만'이라고 부른다. 이는 성공에 도움을 준 이들에게 빚을 졌다는 걸 잊는 처사요, 독선이다. 가족, 교사, 이웃, 지역 사회, 국가 등 현실의 인간은 다양한 연고를 바탕으로 빚을 지고 있다. 성공 과정에서 빚을 졌다는 사실과 운의 역할을 잊어버릴 때 엘리트는 고군분투하는 사람을 무시하고 독식에 눈이 멀게 된다. 이것이 사회에 분열을 일으키고 분노와 적의를 낳는 원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능력주의에 제동을 걸고, 경제가 정치를 지배하는 지금과 달리 정치가 경제를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왜냐고? 세상에는 혼자서 빛나는 별은 없고, 또한 빛나지 않은 삶도 없다. 그저 가려져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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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전 좌석 안전띠' 생활화 합시다
[아산신문] 올해 9월 28일부터 모든 도로에서 전 좌석 안전띠 착용 전면 의무화가 시행된다. 1980년 고속도로, 2011년 자동차전용도로에 전 좌석 안전띠 착용 의무화가 되었고 올해 모든 도로로 개정되었다. 이제 안전띠 착용은 차량 탑승자 누구나 자연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것이다. 지난 주말 신호 대기 중, 옆 차량의 뒷 창문이 열리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세 명의 아이들이 고개를 내밀며 웃고 있었다. 이 모습을 보고 앞 좌석에 있던 부모는 아이의 행동을 나무라며 뒷 좌석 창문을 다시 올려주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달리던 차량에서의 행동이 아니기에 천만다행이다 생각했지만 결국 뒷 자리에 앉은 세 명의 아이 중 안전띠를 착용한 아이는 한 명도 없었던 것이다. ‘일반도로에서도 전 좌석 안전띠 착용해야 해요, 아이들과 다른 운전자의 안전을 위해 이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필히 착용해주셔야 해요’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뒷좌석 승차자가 안전띠 착용을 하면 사고 시 사망위험은 32%까지 감소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아직 일반도로 뒷 좌석 승차자가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아도 단속은 되지 않는다. 지금은 계도, 홍보 기간이다. 하지만 9월 시행 이후부터는 과태료가 부과된다. 운전자 본인 안전띠 미착용 시 범칙금은 3만원(동승자 과태료 3만원)이지만 동승자 중 13세 미만인 경우는 그 2배인 6만원이다. 어린이에 대한 보호자의 안전의무중요성을 더욱 강조하는 부분이다. 안전띠 착용은 한 순간 이뤄지지 않는다. 더구나 뒷좌석 승차자에 대한 안전띠 착용은 자연스럽게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나 뒷좌석에 앉는 경우는 안전띠 착용을 거의 하지 않았다. 습관이 되지 않아서, 사고 날 일 없다 등 갖가지 핑계로 안전띠 착용을 거부해온 것이다. 안전띠 착용은 자연스러운 습관이 되어야 한다. 봄기운이 완연한 4월과 가정의 달 5월, 가족여행을 계획한 모든 운전자와 동승자의 행복하고 안전한 여행을 위해 안전띠 착용이 지켜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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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혈압이 정상이라도 ‘맥압’ 높다면 안심은 금물
#지난해 직장 건강검진에서 고혈압 전단계로 진단받은 A씨는 이후 주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하며 정상혈압 유지를 위해 노력해왔다. 올해 검진에서도 고혈압 기준을 넘기지 않아 안심하고 있었는데 맥압이 높아 정밀검사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검사결과는 동맥경화. 혈압을 측정할 때 맥압도 꼭 확인해야 한다는 의사의 설명을 듣고 적잖이 놀랐다. 위‧아래 혈압 차이 값, 35~45mmHg이 정상 혈압은 수축기 혈압(위 혈압)과 이완기 혈압(아래 혈압)으로 구분한다. 혈압측정 시 두 혈압을 확인하는 것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맥압도 함께 체크를 해야 한다. 맥압이란 수축기 혈압과 이완기 혈압의 차이 값을 말하는데 35~45mmHg가 정상수치다. 동맥 탄력 떨어지면 높아지는 맥압 맥압이 중요한 이유는 동맥의 탄력과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면 동맥벽이 뻣뻣해지고, 탄력이 감소한다. 이에 따라 동맥이 심장 수축·이완 시 높아지고 낮아지는 압력을 적절하게 소화하지 못해 수축기 혈압은 높아지면서 이완기 혈압은 낮아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즉, 맥압이 상승한다. 노화 이외에도 교감신경, 부신호르몬, 인슐린 등 대사증후군과 관련된 요인이 동맥 탄력에 영향을 미쳐 맥압을 높인다. 동맥경화 악화시키고 심근허혈 유발 맥압의 상승과 크게 연관이 있는 질환 중 하나가 동맥이 좁아지고 막히는 동맥경화다. 높은 맥압은 동맥벽에 손상을 유발하고, 혈전 형성의 위험성을 증가시킨다. 이로 인해 동맥경화가 악화된다. 이외에도 심장 좌심실의 비대 및 부전 유발, 심근의 산소 요구량 증가와 관상동맥 관류 제한에 따른 심근허혈을 초래할 수 있다. 50대 이상은 맥압 꼭 살펴야 맥압, 수축기·이완기 혈압은 연령대별로 심혈관질환을 예측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50세 미만의 젊은 층에서는 이완기 혈압이 심혈관질환 발생의 예측 인자가 된다. 특히 40세 미만의 남성과 과체중 내지는 비만인 경우에 이완기 고혈압 환자가 많으며, 수축기 고혈압보다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평균 55세 이후부터는 동맥경화의 진행으로 이완기 혈압은 점차 낮아지기 때문에 이완기 혈압의 심혈관질환 예측력은 갈수록 떨어진다. 노년층에서는 수축기 혈압만 높은 단독 수축기 고혈압이 대부분이다. 맥압은 수축기 혈압 증가, 이완기 혈압 감소를 모두 반영하기 때문에 수축기 혈압과 더불어 50세 이상에서 심혈관질환 발생 예측에 중요한 지표다. 프래밍험 심장 연구(Framingham heart study) 결과에 따르면 50세 이상에서 맥압이 10mmHg 증가할 때마다 관상동맥질환 발생 위험이 23%씩 증가한다. 금연, 식이요법, 운동으로 낮추자 현재 맥압을 직접적으로 줄이는 약제는 없으며, 일반적인 동맥경화 치료 및 예방법과 크게 다르지 않다. 기름진 음식, 짠 음식을 피하고, 채소 위주의 식이요법을 해야 한다. 소금 섭취를 줄이는 것만으로도 수축기 혈압을 낮출 수 있다. 운동은 혈관 탄력 및 이완기 혈압에 도움이 된다. 금연은 필수이며, 고혈압, 고지혈증 환자는 규칙적인 약물 복용을 통해 정상 혈압 유지와 혈중 지질 이상을 개선하는 것이 우선이다. 혈압과 맥압은 어렵지 않게 측정할 수 있으므로 관심을 갖고 주기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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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발뒤꿈치 각질이나 갈라짐, 심하면 반드시 피부과 진료해야
[아산신문] 거칠다 못해 쩍쩍 갈라진 발뒤꿈치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 평소에 발뒤꿈치에 하얀 각질이 잘 일어난다면 겨울철에 증세가 악화되어 갈라지기 쉽다. 심한 경우 발뒤꿈치가 터지고 피가 나면서 보행에 큰 불편을 주기도 한다. 보습 관리 중요 건강한 발은 각질이 조금씩 떨어져 나가면서 적정한 두께를 유지한다. 그러나 관리가 잘 되지 않았거나 특정 피부질환이 있다면 각질층이 두터워질 수 있고 이는 굳은살로 이어지므로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보행으로 인해 지속적인 자극을 받는 발바닥 피부는 각질층이 매우 두껍고, 피지의 분비가 적다. 이로 인해 쉽게 건조해지고 각질이 일어나기 쉽다. 특히 물리적 압력을 많이 받는 발뒤꿈치에 각질이 가장 두텁게 축적되고, 굳은살도 두꺼워지는 경향이 있다. 두꺼워진 발뒤꿈치 각질을 방치하면 결국 발뒤꿈치가 갈라지고 틈새가 깊어져 통증과 상처가 발생한다. 건조할수록 증세가 심한 경우가 많아 철저한 보습 관리를 통해 이를 예방해야 한다. 평소에 꽉 끼는 구두를 오래 신고 있거나 발에 잘 맞지 않는 신발을 신는 경우에는 발에 과도한 자극이 가해져 발뒤꿈치에 굳은살과 각질이 많이 생길 수 있으므로 이러한 생활습관의 교정도 함께 필요하다. 각질 제거 방법 효과적으로 발 각질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목욕 또는 족욕 후 스크럽을 사용해 부드럽게 마사지하며 각질을 벗겨내는 것이 좋다. 발 각질을 미는 버퍼의 사용도 도움이 되는데, 물에 불린 상태로 버퍼를 사용하면 정상적인 피부까지 제거되면서 지나친 자극을 줄 수 있다. 반드시 발에 물기가 없는 상태에서 부드럽게 밀면서 사용해야 한다. 또한 건조한 부위에 보습제를 충분히 바르고, 각질이 심한 부위에는 각질연화제가 포함된 국소도포제를 처방받아 바르거나 랩으로 싸서 15분 정도 두었다가 떼어내면 발 각질이 보다 효과적으로 제거된다. 까끌까끌한 돌로 문지르면 피부 조직에 자극을 주고 정상적인 피부까지 손상을 입힐 수 있으므로 삼가야 한다. 무리한 각질 제거는 세균 감염 위험 굳은살과 각질이 두꺼워지거나 갈라져서 생긴 통증과 무리한 발 각질 제거로 상처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이 때 조기에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2차 세균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발뒤꿈치 굳은살을 칼이나 손톱깎이로 잘라내는 행동 역시 세균 감염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이미 발뒤꿈치가 갈라지고 상처가 생겼거나 적극적인 발 관리에도 호전되지 않고 발뒤꿈치에 각질과 굳은살이 심한 경우에는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하게 진단받고 치료해야 한다. 굳은살이 무좀? 흔히 굳은살이라고 알고 있는 발뒤꿈치의 두꺼운 각질이 각화형 무좀일 수도 있다. 각화형 무좀은 간지러운 증상이 거의 없고, 일반적인 각질과 비슷하게 보여 일반인은 쉽게 알아차리지 못한다. 피부의 각질층에는 케라틴이라는 단백질이 있다, 무좀의 원인균인 피부사상균이 케라틴을 영양소로 섭취해 성장하고 번식하면서 무좀이 발생한다. 진균 검사를 통해 무좀으로 진단된 경우 항진균제를 복용하거나 바르는 항진균제를 통한 치료가 필요하다. 진균 감염은 재발이 잦기 때문에 치료 후에도 항상 발을 청결히 유지해야 한다. 또한 습하지 않고 통풍이 잘될 수 있도록 발을 건조하게 유지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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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입원·수술 없는 획기적인 ‘새가슴’ 교정기 치료
[아산신문] 새가슴은 비둘기의 가슴처럼 볼록하게 튀어나온 가슴기형이다. 구흉, 돌출흉으로도 불린다. 새가슴의 발생에는 유전적 요인이 큰 영향을 미치는데 새가슴 환자 중 약 30%에서 가족력이 있다. 일반적으로 남자 청소년에서 주로 발생하고, 성장기에 모양변화가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심하면 천식, 척추측만증 등 여러 질환 유발 대부분의 새가슴 환자는 가슴 돌출 외에 특별한 증상이 없다. 그러나 신체기관의 변이나 기능의 저하로 인해 이상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새가슴 환자 중 약 15%에서 천식과 만성기관지염 등 호흡기질환을 보이며, 15~30%에서 허리가 꾸부정하게 휘는 척추측만증이 나타난다. 이외에도 심장이 흉골(앞가슴뼈)과 함께 앞으로 당겨지면서 맥박이 불규칙하게 뛰는 부정맥이 나타나거나 심장판막이 앞으로 길쭉하게 당겨지면서 발생하는 판막폐쇄부전증 등의 심장질환이 생길 수 있다. 또한 새가슴 환자는 숨을 들이마실 때 흉벽이 잘 팽창되지 않아 호흡곤란을 느낄 수 있으며, 심장의 두근거림, 쌕쌕거리는 호흡소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운동을 하는 동안 더 심해진다. 대인 기피 등 심리적인 문제도 성장기에 접어들면 새가슴의 외형적인 증상이 눈에 띄게 두드러진다. 특히 학교에서는 가슴 돌출로 인해 친구들로부터 놀림을 당하는 등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새가슴 환자는 점점 친구들과 노는 것을 꺼리고, 이로 인해 자신감 결여, 외출 기피, 대인관계 스트레스 등 다양한 심리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감수성이 예민하고, 정서적·사회적 발달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중요한 시기에 아이의 성격이 내성적이고 소심한 성격으로 변할 수도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허등록 디지털 교정기로 1,200명 치료 과거에 새가슴 치료법은 전신마취 후 앞가슴을 절개하여 튀어나온 뼈들을 모두 제거하는 수술이 유일했다. 이는 20cm 이상의 수술 흉터를 남기고, 2차 수술이 필요한 큰 수술의 경우에는 후유증과 합병증이 나타난다. 이러한 부작용과 환자의 편의를 위해 필자는 1990년대 후반부터 비수술적 치료를 연구했고, 교정기를 이용한 새가슴 교정치료법을 개발했다. 현재까지 1,200여명의 새가슴환자들을 수술 없이 치료했으며, 만족도가 매우 높다. 새가슴 교정기는 여성 속옷인 브래지어처럼 가슴에 착용하는 것이다. 환자가 심호흡으로 가슴을 부풀려주고, 밖에서 가슴뼈를 압박해 제자리를 잡아주는 원리다. 성장기에 2개월 착용하면 교정 끝 새가슴 교정치료는 입원, 마취가 필요하지 않고, 통증이 없다. 흉부외과에서 검사 후 환자의 체형에 맞춘 교정기를 착용하면 일상생활 중에 앞가슴 돌출이 사라진다. 일반 교정기로 교정이 어려운 경우에는 디지털 방식을 적용한 교정기를 사용한다. 가슴뼈를 눌러주는 금속 띠와 압박패드에 특수 감지기와 액정판을 부착해 환자에게 최적의 압박강도를 유지해준다. 디지털 방식 교정기는 1~2개월이면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경증의 새가슴은 필자가 고안한 운동요법만으로도 교정이 가능하다. 간혹 교정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수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예전처럼 앞가슴을 절개하고 큰 흉터를 남기는 수술이 아니다. 양측 옆구리에 약 2cm의 작은 구멍을 내고 튀어나온 앞가슴을 압박하는 금속막대를 삽입하는 수술법이다. 약 20세 또는 성장이 빠른 경우 더 이른 나이에도 가슴뼈의 탄력성이 떨어지면 교정이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성장기에 진료와 교정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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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겨울만 되면 손발가락 색깔이 변하고 아픈 ‘레이노 현상’
[아산신문] 기온만 조금 낮아도 손발이 시리고, 특히 겨울에는 그 증상이 더 심해지는 사람들이 드물지 않다. 시린 수준을 넘어 손끝 색깔이 하얗게 변했다가 파랗게 그리고 붉은 빛을 보이면서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이는 말초혈관 이상에 따른 레이노 현상이 원인으로 주로 추위나 스트레스에 의해 야기된다. 과도한 혈관수축으로 발생 우리 몸의 조직과 장기는 필요에 따라 혈액분포를 조절하는데, 주로 교감신경에 의한 동맥 평활근의 수축과 이완을 통해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체외 온도가 낮을 때에는 심부 체온(체내 온도)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교감신경이 작동한다. 피부 표면으로 향하는 혈관을 수축시켜 혈액량을 줄이고, 피부를 통해 열이 발산되는 것을 방지한다. 이러한 혈관의 수축반응이 과도하게 나타나는 것이 바로 레이노 현상이다. 일시적으로 혈액공급이 부족해져 ▲손발이 하얗게 창백해지면서 감각이 무뎌지고, ▲이어서 산소공급이 부족해 파랗게 변하고, ▲이후에 혈관 확장에 따른 혈액 재순환으로 붉은 빛으로 바뀌면서 통증이 동반된다. 레이노 현상은 손끝에서 가장 많이 관찰되지만 이외에도 발가락, 코, 귓볼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손발가락 괴사까지 레이노 현상은 1차성과 2차성으로 구분되며, 이를 감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대부분은 1차성 레이노 현상으로 특별한 원인질환 없이 30세 이전에 처음 나타난다. 통증이 심하지 않고, 혈관수축에 의한 손발가락 괴사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반면에 2차성 레이노 현상은 전신경화증, 전신홍반루푸스와 같은 결체조직질환, 동맥경화증, 버거씨병과 같은 혈관폐색질환, 베타차단제와 같은 약물, 적혈구증가증과 같은 혈액질환, 손목터널증후군과 같은 신경손상, 반복적인 진동기구 사용, 흡연과 같은 환경적인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 이처럼 다른 기저질환을 시사하고, 손발가락 괴사가 발생할 수 있는 2차성 레이노 현상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레이노 현상을 보이면서 손톱모세혈관현미경 검사에 이상이 있고, 혈액검사에서 특정 항체가 양성인 환자들 중 70~80%가 2~3년 이내 전신경화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1차성‧2차성 레이노 현상은 발병 연령, 증상의 패턴, 동반된 증상, 기저질환, 가족력‧사회력 등의 병력, 항핵항체와 같은 자가 항체의 유무 및 손톱 모세혈관현미경 검사, 혈관검사를 통해 감별한다. 체온 유지하고, 스트레스 줄여야 1차성과 2차성 레이노 현상 모두 심부‧말초 체온을 유지하고, 과도한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겨울에는 장갑과 두툼한 양말을 착용하는 등 보온에 신경을 써야 한다. 증상이 심한 2차성 레이노 현상에는 혈관확장제를 사용한다. 약물치료에 호전되지 않고, 합병증이 심하면 교감신경 차단술과 같은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도 있다. 수족냉증으로 혼동해 방치하면 큰일 간혹 레이노 현상을 수족냉증과 혼동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있다. 계속 방치한다면 손발가락이 썩어 절단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추위나 스트레스에 의해 손끝의 색이 변하는 레이노 현상이 나타난다면 다른 질환에 의한 2차성 레이노 현상은 아닌지 반드시 전문의 진료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